기업 10곳 중 9곳은 한국 경제가 하강 국면에 있다고 평가했다. 기업 절반은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불만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2019년 기업 경영환경 전망 및 시사점’ 보고서를 8일 발표했다. 연구원은 지난달 10~24일 국내 110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 한국 경제가 이미 하강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에 72.7%가 ‘대체로 동의한다’고 답했다.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응답은 20.0%였다. 전체의 93% 기업이 경기가 하강하고 있다고 본 것이다.

전망도 어두웠다. 조사 기업의 77.8%는 올해 경제가 작년보다 나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구체적인 성장률 전망을 묻자 2%대 초반이라는 답이 46.8%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한국 경제 성장률은 2.6~2.7% 정도며 정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7%다.

올해 경제의 가장 큰 불안 요인으로는 ‘주력 산업의 경쟁력 약화’(41.8%)가 꼽혔다. 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의 성장세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약해지고 있으며 자동차, 철강 등 주력 산업도 부진이 길어지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다. 투자 위축(19.1%)과 금리 인상(13.6%)을 우려하는 기업도 많았다.

기업들의 투자, 고용 등 경영활동 역시 위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설비투자와 신규 고용을 작년보다 늘리겠다고 답한 기업은 각각 45.0%, 40.2%에 그쳤다. 설비투자를 줄일 계획인 기업은 12.0%에 이르렀다.

문재인 정부의 지난 1년간 경제정책 평가에선 ‘별로 만족 못한다’(41.7%) ‘매우 만족 못한다’(8.3%) 등 부정 평가가 절반에 이르렀다. ‘보통’이라는 응답은 46.3%였고 ‘조금 만족한다’는 평가는 3.7%에 그쳤다. 가장 잘하고 있는 분야로는 남북정책(59.8%)이 꼽혔지만 잘하는 분야가 없다는 답도 16.4% 나왔다.

잘 못하고 있는 분야로는 규제정책(23.5%), 일자리정책(22.2%), 노동정책(13.0%) 등이 지적됐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