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물가 상승에 외식 시장 위축
소자본·킬러콘텐츠·친숙한 메뉴 인기

연안식당·홍루이젠·일본라멘 등 돌풍
<디딤 제공>
<디딤 제공>
꼬막비빔밥, 라멘·쌀국수, 분식 등 비교적 소규모 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는 업종이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뜨고 있다.

8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년간 분식류와 라멘류를 상호에 넣어 정보공개서를 등록한 브랜드는 각각 140여개와 70여개로 가장 많았다.

장기불황에 외식물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적은 투자비용, 킬러 콘텐츠(소비자를 끌어들이는 확실한 콘텐츠), 친숙한 메뉴 등을 무기로 한 프랜차이즈가 인기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꼬막비빔밥이 대표 메뉴인 '연안식당'은 같은 업종 중 지난해 매장 수를 가장 많이 늘린 브랜드로 꼽혔다. 2017년 9월 창업한지 1년여 만에 100호점을 넘었고 현재 13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인기 메뉴인 꼬막비빔밥이 1만원 이하(지역별 차등)로 상대적으로 저렴한데다, 인천 지역 맛집으로 소비자들에게 먼저 입소문을 탄 것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또 꼬막무침 등 그동안 반찬의 메뉴로 생각했던 꼬막을 양념과 함께 밥과 비벼먹도록 해 간편하면서 맛있게 한 끼를 즐길 수 있도록 한 메뉴 콘셉트가 최근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트렌드와 맞아 떨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연안식당 관계자는 "해안에서나 맛볼 수 있는 음식을 동네에서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합리적인 창업 자본과 킬러 메뉴가 어려운 프랜차이즈 시장 속에서 돌풍을 만들어낸 원인"이라고 말했다.

대만 국민 샌드위치로 불리는 '홍루이젠'도 지난해 돌풍의 중심에 있는 프랜차이즈 브랜드였다. 지난해 3월 국내에 상륙한 이후 점포 수가 매달 10곳씩 빠르게 증가했다.

햄, 치즈, 계란 등 단순한 재료 구성이지만 짭조름한 속재료와 연유 등이 조화를 이루면서 이른바 '단짠(달고 짠맛)'으로 불리는 중독성 있는 맛으로 소비자들에게 알려졌다. 개당 1700~1900원 수준의 저렴한 가격도 장점이다.

이같은 인기에 창업 문의도 빗발쳤다. 지난해 130호점 오픈을 목표로 가맹점 확대에 박차를 가하던 본사는 최근 홈페이지와 공식 SNS를 통해 "가맹문의를 잠정 중단한다"고 공지하기에 이르렀다.

홍루이젠 관계자는 "현재 감당할 수 없는 범위를 넘어선 문의량에 고심 끝에 가맹문의 일시중단이라는 결정을 하게 됐다"며 "오는 4월 가맹문의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인 가구 확대로 간편하게 한끼를 먹을 수 있는 메뉴의 인기가 프랜차이즈 시장에서도 늘고 있다는 점, 작은 규모의 매장에서도 창업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인기 요소란 설명이다.

한 그릇에 8000~9000원에 판매되는 일본라멘을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게 저가형으로 개발, 한 그릇에 3000원대에 내놓은 '도쿄라멘3900'과 '잇또라멘'도 소자본 창업 프랜차이즈로 주목을 받았다.

이들 라멘집은 매장에 '키오스크(무인시스템)' 도입으로 인건비 등을 낮춰 대표적인 소자본 창업 아이템으로 꼽힌다. 주문부터 식기를 반납하기까지 전 과정을 소비자가 직접하는 셀프 시스템이다.

기존에 운영하던 매장을 변경하는 '업종 변경' 때에는 창업 자본이 3000만원대로 적다는 장점도 있다. 도쿄라멘3900 관계자는 "크게 유행을 타지 않는 메뉴 구성에 초기 자본이 많이 들지 않는 것이 라멘 프랜차이즈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