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2019 유통대전망

어느 때보다 절박해진 유통업계
롯데, 온·오프라인 경계 허문 옴니채널 확대
신세계 뷰티 편집숍 시코르 문화공간으로 변신
이마트 '삐에로쑈핑' 통해 가격경쟁력 강화
CJ·SPC는 글로벌 사업 확장에 주력
< 불황시대 초저가 마케팅 > 이마트의 만물상 잡화점 ‘삐에로쑈핑’. 지난달 20일 외국인들의 ‘관광 필수코스’인 명동에 6호점을 열었다.

< 불황시대 초저가 마케팅 > 이마트의 만물상 잡화점 ‘삐에로쑈핑’. 지난달 20일 외국인들의 ‘관광 필수코스’인 명동에 6호점을 열었다.

올해 유통업계는 대대적인 혁신과 변화를 꾀할 전망이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소비자가 옮겨 가는 등 빠르게 소비 트렌드가 바뀌고 있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와 가장 접점에 있는 유통·패션·식품기업들은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위기감이 크다. 변화의 키워드는 온라인 소비 행태에 맞춘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초저가 구조 구축, 해외 진출 등이다.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해”

국내 유통업계 1위 롯데는 올해 대대적인 디지털 전환에 나선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축적한 유통 노하우를 온라인으로 확장하는 게 우선 과제다.

< 가정간편식 연화식이 대세 > 현대그린푸드의 연화식 가정간편식 ‘그리팅 소프트’.

< 가정간편식 연화식이 대세 > 현대그린푸드의 연화식 가정간편식 ‘그리팅 소프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위험 앞에 서 있다”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비즈니스 전환을 이뤄내자”고 말했다. 특히 “신기술을 빠르게 습득하고 모든 경영 프로세스에 적용하는 것은 물론 이를 기반으로 사업 구조에 적합하고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발굴·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롯데는 이에 따라 온라인과 오프라인 간 경계를 허무는 ‘옴니 채널’을 올해 적극적으로 늘리기로 했다. 작년 초 처음 ‘옴니 스토어’를 연 롯데하이마트를 시작으로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이 잇달아 옴니 매장을 구축하는 중이다. 롯데홈쇼핑, 롯데슈퍼 등도 디지털 기술을 기존 사업에 적극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신세계는 올해 전문점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 2016년 말 개점 이후 2년 만에 매장 수 20개를 넘어 선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는 신세계가 가장 큰 기대를 하는 전문점이다. 백화점에 잘 오지 않는 20~30대 젊은 층이 좋아하는 데다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다른 계열사와 시너지 효과를 크게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시코르 매장을 단순히 화장품숍으로 디자인하지 않았다. 화장품을 콘셉트로 한 문화 공간으로 조성하고 있다. 지난달 문을 연 대구 동성로점은 이탈리아 카페 브랜드 ‘미미미’를 입점시키는 등 20~30대 젊은 소비자가 좋아할 만한 공간으로 채웠다. 부산 서면점은 체험형 콘텐츠로 꾸몄다. 1층 일부 공간에 매대를 치우고 테이블과 의자 등 휴식 공간을 마련했다.

< 온·오프 경계허문 스마트 쇼핑 > 롯데마트에서는 소비자들이 QR 코드를 스캔해 장바구니 없이 쇼핑할 수 있는 환경을 구현했다.

< 온·오프 경계허문 스마트 쇼핑 > 롯데마트에서는 소비자들이 QR 코드를 스캔해 장바구니 없이 쇼핑할 수 있는 환경을 구현했다.

이마트도 전문점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보물찾기’ 콘셉트로 쇼핑의 재미를 주는 삐에로쑈핑을 비롯해 자체상표(PB) 상품을 모아 놓은 노브랜드 전문점과 피코크 전문점, ‘남자들의 놀이터’란 콘셉트의 일렉트로마트 등을 올해 더 확대할 계획이다.

신세계그룹의 또 다른 전략은 ‘초저가 구현’이다. ‘온라인과 가격 경쟁에서 밀려선 답이 없다’고 판단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스마트 컨슈머(똑똑한 소비자)를 위한 똑똑한 초저가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신년사에서 강조한 배경이기도 하다. 정 부회장은 “과거와 차원이 다른 방식으로 효율적 소비를 하는 스마트 컨슈머가 일반화되고 있다”며 “이 같은 소비 패턴에 대응하기 위해 신세계는 업종별 원가를 분석하고 상시 초저가 구조를 확립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해외 시장 진출도 화두

CJ그룹은 올해 해외 시장 확장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2030년까지 의미 있는 세계 1등을 달성해 글로벌 넘버원 생활문화기업으로 진화하는 월드베스트CJ가 되도록 해야 한다”며 “우리의 경쟁 상대는 네슬레(식품), DHL(물류), 디즈니(엔터테인먼트)와 같은 글로벌 1등 기업”이라고 방향을 제시했다. 월드베스트CJ는 2030년까지 3개 이상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되고, 모든 사업에서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CJ그룹의 비전이다.

SPC그룹은 2030년까지 글로벌 사업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새해 비전을 내놨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하는 해외 사업이 새로운 성장 동력”이라며 “수출과 현지 진출을 병행해 2030년까지 글로벌 사업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천기술 확보와 혁신적인 푸드테크 연구를 위한 투자를 지속 강화하고, 정보기술(IT)을 활용한 미래형 유통 플랫폼 개발을 선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국은 좁다 글로벌 진출 > 지난해 6월 홍콩에서 열린 LG생활건강 ‘2018 후 궁중연향 in 홍콩’ 행사 모습.

< 한국은 좁다 글로벌 진출 > 지난해 6월 홍콩에서 열린 LG생활건강 ‘2018 후 궁중연향 in 홍콩’ 행사 모습.

아모레퍼시픽그룹은 ‘변화를 즐기자’란 슬로건을 올해 새로 내놨다. 그만큼 변화가 절실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변화는 새로운 혁신을 해나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두려워하지 말고, 주저하지 말고, 지금의 모든 변화를 즐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4차 산업혁명, 밀레니얼, Z세대 등을 핵심어로 제시했다. 달라진 시대, 변화하는 소비자 요구를 적극 수용하고 트렌드를 주도해야 한다는 의미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작년 프리미엄 브랜드 후가 출시 15년 만에 매출 2조원을 달성해 세계에서 손꼽히는 명품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며 “항상 꿈꿔온 회사의 미래 모습인 ‘작지만 보석 같은 회사’를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