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침체에 대한 주요국의 준비가 위험할 정도로 부족하다는 경고가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데이비드 립턴 국제통화기금(IMF) 수석부총재(사진)가 “다음 경제 침체가 닥치면 각국 정부가 재정정책이나 통화정책의 수단을 활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미국경제학회(AEA)에 참석한 립턴 부총재는 “중앙은행 간 통화스와프와 같은 국제 공조 시스템이 약화됐다”고 진단했다. 중앙은행 간 통화스와프는 통화 위기를 예방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중앙은행 요청에 따라 자국 통화와 타국 통화의 교환 거래가 발생하고, 만기일에 반대거래가 일어나는 계약을 말한다. 만기일에 통화 교환을 요청한 은행은 원금에 더해 수수료를 지불하게 된다. 약세 통화국이 강세 통화를 조달하기 위한 방법으로 통화스와프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립턴 부총재는 “다음 경제 침체가 가시권으로 들어오고 있는데 준비가 덜 돼 있다”며 “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 때보다도 대비가 덜 됐다”고 말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많은 정부가 자국으로 금융공황 사태가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2008~2009년 체결된 중앙은행 간 통화스와프는 27건이었다.

립턴 부총재는 각국 정부가 완충재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각국은 자국 경제가 궤도를 벗어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서로 싸우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IMF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종전보다 0.2%포인트 낮춘 3.7%로 전망했다. 립턴 부총재는 무역전쟁과 아시아 경제 성장 둔화 등의 여파로 IMF가 이달 말 발표 예정인 성장률 전망치는 이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도 인정했다. 그는 “중국 경제 성장의 둔화가 뚜렷하다”며 “아시아뿐 아니라 세계 경제 전반의 성장 둔화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