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자원개발, 재생에너지만큼 중요…정부 주도 전략 짜야"
자원 전문가인 양수영 한국석유공사 사장(62·사진)이 해외 자원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前) 정부의 해외 자원개발 프로젝트를 적폐로 규정하고 있는 현 정부 입장과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는 분석이다.

양 사장은 7일 세종시 한 식당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석유개발만 해도 성공률이 10~15%에 불과하지만 일단 성공하면 장기간 안정된 수익이 보장된다”며 “장기에 걸친 정부 주도의 자원확보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회 일각에서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가 있는데 무슨 전기 걱정을 하느냐는 시각이 있더라”며 “석유와 같은 자원은 전기 생산뿐만 아니라 화학제품을 만드는 데도 없어선 안 되기 때문에 지속적인 투자가 중요하다”고 했다.

양 사장은 배임 혐의로 기소된 강영원 전 석유공사 사장에 대해 지난주 민사 소송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강 전 사장은 캐나다 자원개발업체 하베스트를 인수하면서 시장가보다 높은 가격을 지급해 회사에 손실을 끼친 혐의를 받았지만 1·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는 “당시 정부 압박에 따라 해외 자원 확보에 속도를 내려면 자원개발업체를 인수하는 방법 외엔 별로 없었다”며 "안타까운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양 사장은 올해를 ‘비상경영의 해’로 선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기업에선 아무래도 죽기 살기로 뛰려는 정신이 부족하다”며 “1~3급 간부들의 구조조정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스스로도 작년 3월 취임 이후 임금 50%를 반납해 왔다”고 덧붙였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