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자동차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수입차 전문 정비 시장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2012년 8000억원에 불과하던 수입차 정비 시장은 2017년 4조원 규모로 몸집을 불렸다. 사후서비스(AS) 보증 기간이 지난 노후 수입차가 늘고 있어 전문 정비 시장 수요는 계속 커질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한국타이어와 코오롱 등 대기업들은 수입차 정비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4兆 넘는 수입차 정비시장…대기업도 '눈독'
신성장동력 된 수입차 정비업

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조직 개편을 통해 카라이프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올해부터 수입차 정비 서비스업에 힘을 싣기 시작했다. 타이어 제조업을 넘어 신사업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온 한국타이어는 기존 아시아지역본부에 흩어져 있던 수입차 판매(한오토모빌레)와 정비(작스모터스), 타이어 유통(티스테이션) 사업 등을 떼어내 카라이프사업본부로 독립시켰다. 자동차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서비스업을 하나로 묶어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방침이다.

수입차 정비 서비스업은 한국타이어의 대표적인 신사업 분야 중 하나다. 한국타이어는 일반 수입차 정비를 다루는 작스모터스와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 슈퍼카 정비를 책임지는 에스모터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수익성이 높은 수입차 정비 서비스업이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오롱그룹 계열사인 코오롱오토케어서비스도 지난해 10월 수입차 종합정비 서비스 브랜드인 코오롱모빌리티를 출범하고 수입차 정비 시장에 뛰어들었다. BMW와 아우디 등의 딜러사를 운영하는 코오롱은 공식 서비스센터를 운영한 노하우를 살려 차별화된 정비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올 1분기에 지점을 6개까지 늘리는 것이 1차 목표다. 이 밖에 SK네트웍스와 GS엠비즈가 각각 스피드메이트와 오토오아시스를 통해 수입차 경정비사업을 하고 있다.

“2020년 5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

대기업들이 앞다퉈 수입차 전문 정비 시장에 진출하는 이유는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2008년 6만1648대에 불과하던 국내 수입차 연간 판매량은 지난해 26만705대로 늘어났다. 10년 새 시장 규모가 네 배 이상으로 커졌다. 지난해에는 1987년 수입차 시장 개방 이후 31년 만에 누적 판매량 200만 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코오롱모빌리티 관계자는 “수입차 시장이 성장하면 통상 3~5년인 무상 보증기간이 지난 수입차도 늘어나게 된다”며 “공식 서비스센터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사설 정비 시장이 커지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2020년까지 수입차 정비 시장이 5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하고 그중 절반가량이 전문 서비스센터 몫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기업의 수입차 정비 시장 진출이 시장 선진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기존 사설 정비 시장은 부품값과 공임이 업체별로 편차가 커 소비자가 불편을 겪어왔다. 업계 관계자는 “공식 서비스센터의 비싼 가격과 사설 서비스센터의 낮은 품질에 지친 소비자들이 수입차 전문 서비스센터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