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저임금 인상분을 반영하면 월 200만원도 못 버는 점주가 많다. 나도 편의점을 포기할까 고민하고 있다.”

계상혁 전국편의점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의 말이다. 그는 “포기하려 해도 가게 권리금을 회수하는 것이 쉽지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유지만 하는 매장이 상당수 있다”고 했다. 아르바이트생을 골라 쓸 수 있는 가맹점은 많지 않다는 얘기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당장 이달부터 적용되는 시급 8350원의 최저임금과 주휴수당으로 직격탄을 맞는 분위기다. 상당수 자영업자는 한계상황에 내몰렸다고 말하고 있다.

"인건비 치솟아 月 200만원도 못 벌어…폐업하려 해도 권리금이 발목 잡아"
매출이 많은 편의점이라고 해도 예외가 아니다. 서울 홍은동과 중림동 두 곳에서 월수익 700만원 가까이 올리고 있는 한 점주는 “아르바이트생을 줄이고 아들과 조카 등 가족을 총동원해 수익 감소를 막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 안되면 한 곳은 팔 계획”이라며 “두 개 이상 편의점을 하는 다점포 점주 대부분이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했다.

가게를 접을지 고민하는 자영업자를 만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서울 관악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P씨는 “경기가 최악인데 인건비까지 덩달아 뛰어 가게를 계속 운영해야 할지 고민이다. 사장보다 종업원이 더 많이 받아간다는 게 말이 안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가뜩이나 경기 침체로 연말 장사도 신통치 않았는데 새해 들어 직원 인건비 부담까지 눈덩이처럼 불어나 사업 포기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 기준에 따르면 올해 주휴수당을 포함한 최저임금 월급 환산액은 174만5150원이다. 여기에 4대 보험 사용자 부담액 17만여원을 포함하면 190여만원이 되고 퇴직충당금 15만여원과 법정근로시간에 더해 1주일에 3시간만 시간외 근로를 시켜도 추가되는 15만여원을 합치면 220만원을 넘는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숙련노동자도 매월 220만원 이상 주기 버거운데 오히려 일을 가르쳐야 하는 미숙련 초임 노동자에게 그런 임금을 주면 소상공인은 집에 가져가야 하는 돈을 대폭 줄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도심지보다 사람이 많이 거주하는 주거지 상권에서 인력 감축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이들 식당은 저녁 시간대에 손님이 많이 몰린다. 이 때문에 직원은 보통 오후 4~11시까지 근무한다. 서대문구의 한 PC방 관계자도 “정부의 일자리 자금을 받으려면 4대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며 “영세한 업체들은 주휴수당을 주지 않는 방법을 찾지 않으면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김진수/안재광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