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현 수산중공업 회장 "문제 단순화시켜 해답 찾는 능력 탁월"
“제가 감히 존경하는 김 회장님을 평가할 수 있나요. 저보다는 한참 경지가 높은 분입니다.”

정석현 수산중공업 회장(사진)은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에 관해 묻자 이렇게 답했다. 그는 1952년생으로 김 회장보다 다섯 살 많은 고향 선배다. 그런데도 “김 회장님”이라고 꼬박꼬박 존칭을 썼다. 정 회장은 중장비 등을 생산하는 수산중공업 창업자로 ‘올해의 무역인상’(2007년)을 비롯해 금탑산업훈장(2008년) 등을 받은 기업인이다.

정 회장이 김 회장을 처음 만난 건 5년 전인 2014년이다. 한덕수 한국무역협회장이 주재한 기업인 모임에서 명함을 교환했다고 한다. 그는 김 회장의 장점으로 남다른 식견과 경영감각을 꼽았다. “기업인이 기업을 세우고 키울 때는 자신만의 어떤 원칙 같은 게 있어요. 김 회장님에게 그 원칙을 물었더니 ‘저는 모든 것을 단순화해 봅니다’라고 답하더군요. 문제를 단순화하면 본질을 알아챌 수 있고, 해결책도 보인다는 거죠.”

그렇게 해결책이 보이면 주저하지 않고 전력을 다해 달려간다고 했다. 이런 방식으로 위탁사육시스템을 도입했고, 사료공장을 인수했으며, 해운업에도 진출했다고 설명했다. 또 복잡한 문제를 단순화해도 길이 보이지 않으면 아예 손대지 않는 것이 김 회장 스타일이라고 전했다. “확신에 가득찬 설명을 들으면서 ‘아, 이런 얘기는 그 어떤 경영학 서적에도 나오지 않는다’는 걸 느꼈죠. 닭 열 마리로 시작해 대기업을 일군 사람이 체득한 것입니다.”

정 회장은 김 회장에게 당부하고 싶은 게 있다고 했다. 그는 “김 회장 고향인 전라북도의 가장 큰 자산인 새만금이 수십년째 놀고 있는데, 김 회장이 마음만 먹으면 이 지역과 관련한 사업 구상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