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사의 임금 및 단체협상이 3년 연속 해를 넘기게 됐다. 이 회사 노사는 지난 27일 기본급을 동결하는 대신 고용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은 임단협 잠정안에 합의했지만 노조 내부 이견으로 조합원 총투표를 하지 못했다. 현대중공업은 2016년 교섭 과정에서 해를 넘겼고, 2017년 교섭에서도 연내 타결에 실패해 이듬해 2월 2년치 임단협을 한꺼번에 마무리했다.

박근태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장은 31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 노보를 통해 “잠정합의를 하면서 막판 문구 정리에서 조합원들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해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내용은 임단협 간사 회의록 2번 조항에 있는 ‘노조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사업 분할과 지주사 전환, 현대오일뱅크 운영 등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문구다.

경영과 관련한 사안이어서 애초에 근로조건과 관계없는 문구지만 일부 강경 현장 조직과 조합원이 “사측을 압박할 수 있는 카드를 노조가 먼저 포기했다”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여론 때문에 지난 28일 열릴 예정이던 노조 대의원 대회와 조합원 설명회가 열리지 못했다. 조합원 총투표 일정을 결정하는 대의원 대회가 지연되면서 임단협 타결도 해를 넘기게 됐다. 임단협 타결이 지연되면서 잠정합의안에 포함된 ‘수주 목표 달성 격려금 100%+150만원’과 ‘내년 흑자 달성을 위한 격려금 150만원’ 지급도 늦어질 전망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올해 수주 목표 달성에 성공했지만 수주한 선박 건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2020년까지는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형편”이라며 “임단협 타결로 노사가 미래 발전을 위한 신뢰 구축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노사는 임단협을 타결했다. 이 회사 노조는 31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2018년도 임단협 잠정 합의안의 찬반 투표를 한 결과 투표자 5306명 가운데 2699명(50.9%)이 찬성해 가결됐다고 밝혔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