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은 농협생명 대표.(사진=NH농협금융지주)
홍재은 농협생명 대표.(사진=NH농협금융지주)
NH농협생명의 새 수장으로 부임한 홍재은 대표가 2019년을 가치경영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경영 체질 개선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31일 농협생명에 따르면 홍 대표는 이날 취임식에서 "2019년을 농협생명의 가치경영 원년의 해로 정하고 혁신·인재·미래·책임을 경영방향의 핵심 키워드로 두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다음달 1일부터 1년간의 임기를 시작한다.

농협생명은 2022년 새로운 국제보험회계기준(IFRS 17) 도입을 앞두고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주면서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 이에 금융시장 부문에서 오랜 시경력을 쌓은 홍 대표가 자산 건전성을 확보하고 경영체질을 개선하는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농협생명은 2014년 말 15.8%에 불과했던 보장성보험 판매 비중을 2015년 말 29%, 2016년 말 33%에 이어 작년 말 50%까지 확대했다. 하지만 수익성 제고가 이뤄지지 않아 농협생명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6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1.8% 급감했다.

IFRS 17은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해 저축성보험을 부채로 인식하는 만큼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 관리를 위해 저축성보험 비중을 줄이고 보장성보험 비중을 늘려야 한다.

IFRS 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의 도입 시기가 2022년으로 한 해 연기됐으나 여전히 새로운 결산시스템 구축에 더욱 세심한 노력을 쏟아야 하는 상황이다.

재무건전성도 영향을 받아 RBC비율은 206.7%로 작년 말보다 11.2%포인트 낮아졌다. 3분기 말 기준 운용자산이익률도 3.0%에 그쳐 업계 평균인 3.6%를 밑돌았다.

2018년 생명보험 성향조사에 따르면 생명보험 시장은 가구당 가입률이 86%에 달해 이미 포화상태로 상품과 서비스 등 공급부문의 혁신 없이는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기 어려운 환경이다.

그동안 농협생명은 농·축협을 통한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상품을 주로 판매해 왔으나 판매채널 다변화를 위해서는 방카슈랑스 외에 새로운 채널을 확보해야 한다.

보험은 장기사업인 만큼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에 경영관리의 방점을 두고 사업구조 혁신을 유도할 계획이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홍재은 대표는 금융시장부문에 대한 전문경력을 보유하고 있어 자산건전성 확보와 체질개선 등 농협생명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1960년생인 홍 대표는 의정부고와 성균관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1986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했다.

농협중앙회 자금부 투자개발팀장과 금융기획부 시너지개발팀장, 기업고객부 단장을 거쳐 2012년 농협은행 프라이빗에쿼티(PE) 단장으로 자리를 이동했다. 2014년 은행 자금부장에 이어 2017년에는 다시 지주로 옮겨 최근까지 사업전략부문장을 맡은 바 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