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금융소비자가 되는 첫걸음, 온라인보험 가입하기
과거 보험 소비자들은 어려운 보험상품을 설계사 혹은 은행 창구 직원의 마케팅을 통해 일방적으로 가입하는 것만 가능했다. 소비자가 보험 상품을 가입할 때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판매인의 급여 및 대리점 임대료 등을 직·간접적으로 지급하는 정보의 비대칭 구조가 지배하는 시대였다.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시대가 성숙기에 접어든 현재 똑똑한 소비자들은 보험 상품 구매 시 이런 유통 비용을 지급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낀다.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 하나로 가입이 가능한 온라인보험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온라인보험 상품에 가입한다고 해서 반드시 합리적인 소비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보험을 가입할 때 다음의 몇 가지 사항을 유의해야 한다. 먼저 소비자가 가입하려는 상품의 구조가 단순해야 한다. 상품 구조가 지나치게 복잡하면 이를 상세히 설계해 줄 조력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온라인보험 적합 상품으로는 연금·저축보험 및 실손의료비보험을 들 수 있다. 연금 및 저축보험은 현재의 여유 자금을 적립해 미래를 대비하는 상품으로 보험사 간 상품 구조가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온라인 가입이 매우 유리하다. 생명보험협회가 운영하는 ‘보험 다모아’ 사이트를 통해 공시이율 및 환급률이 가장 높은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실손의료비보험도 국가 정책과 연동돼 보장 내용이 결정되기 때문에 모든 보험사의 상품이 균일하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간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온라인보험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온라인보험 상품 가입 시 두 번째 주의할 점은 보험회사의 보험금 지급 능력이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가를 판단해야 한다. 생명보험 상품은 대부분 20년 이상 장기적으로 설계돼 실제 보장 시점이 도래했을 때 내 재산을 안정적으로 되돌려받을 수 있는가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 상품에 목돈을 투자했다가 원리금을 회수하지 못했던 사례에서 보듯이 금융회사의 안전성은 금융투자의 필수 요건이다. 온라인보험에 가입하기 전에 나이스신용평가 및 한국기업평가가 주관하는 보험금 지급 능력평가 등급이 상위에 해당하는 금융회사를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끝으로 보험금 청구 절차가 얼마나 간소하고 편리한지 확인해야 한다. 설계사 대행서비스와 다르게 계약자 스스로 모든 청구 절차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해당 보험사의 보험금 청구를 위한 전용 앱(응용프로그램)이 있는지, 보험금 청구를 도와주는 별도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여부를 미리 확인해 보기를 추천한다.

동일한 보장을 제공하는 보험 상품을 가입하면서 굳이 비싼 비용을 지급할 필요가 있을까. 눈치 보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보험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금융소비자가 되는 첫걸음, 온라인보험에 가입해 보자.

곽성현 NH농협생명 디지털금융부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