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클리오
르노삼성 클리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트렁크에 문을 단 5도어 차량인 해치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올해 신차가 잇달아 나오면서 판매가 모처럼 살아나는 모습이다. 특히 운전하는 재미와 실내 공간 활용성이 뛰어나다는 평가가 많다.
현대차 i30  N라인
현대차 i30 N라인
운전하는 재미가 있는 車

28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준중형 해치백 i30 N라인은 지난 한 달간 135대가 팔렸다. N라인은 디자인과 주행 성능에 변화를 준 트림(세부모델)으로 기존 1.6 가솔린 터보를 대신한다. 소비자 반응은 기대 이상이다. 판매량이 N라인 출시 전인 지난 10월(48대·1.6 가솔린 기준)보다 181.2% 뛰었다. 회사 관계자는 “고성능 브랜드 N의 감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한 게 주효했다”며 “지난달 출고를 시작해 앞으로 판매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타는 재미에 뛰어난 공간 활용성…해치백 '돌풍'
현대차의 고성능 모델 벨로스터N은 6월 국내에 첫선을 보인 지 5개월 만에 1035대가 팔려나갔다. 6단 수동변속기만 달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의 성과다. 여유로운 동력 성능을 기반으로 일상생활에서 스포츠카에 버금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달리기 실력을 갖춘 기아자동차의 K3 GT 역시 5도어 모델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계약 비중을 보면 5도어 모델이 전체의 80%가량에 달한다. 한 차종에서 세단보다 해치백 판매가 더 많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위로 들어올려 여는 문 덕분에 세단 대비 넉넉한 적재 공간을 자랑한다. 이뿐만 아니라 쿠페를 연상케 하는 날렵한 외관이 젊은 층을 사로잡았다. 터보 엔진과 전륜 대용량 디스크 브레이크, 전자식 사운드 제너레이터 등 차별화된 기능도 갖췄다.

뒷좌석 접으면 넓은 적재공간 확보
르노삼성 클리오
르노삼성 클리오
르노삼성은 소형 해치백 클리오를 판매 중이다. 이 차는 5월 시장에 나온 이후 지난달까지 3406대가 팔렸다. ‘르노’라는 이름을 달고 경쟁력만으로 시장에서 살아남았다. 클리오는 1.5L 디젤 엔진과 6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DCT)를 장착했다. 최고 출력이 90마력, 최대 토크는 22.4㎏·m다. 특히 6 대 4 비율로 접을 수 있는 뒷좌석 시트를 활용하면 트렁크 용량이 최대 1146L까지 늘어난다. 현대차의 소형 세단 엑센트(4370㎜)보다 전장(길이)이 4060㎜로 짧지만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클리오는 젊고 감각적인 디자인과 실용성 등을 두루 갖춘 차”라고 강조했다.
BMW 뉴 1시리즈
BMW 뉴 1시리즈
수입 해치백도 한국도요타 프리우스C가 올해 누적 기준으로 1110대, BMW 118d가 1598대 팔리는 등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해치백은 다른 차종보다 차체가 짧아 움직임이 가볍고 민첩하다. 뒷좌석을 접으면 3배 넘게 커지는 적재 공간은 최대 무기로 꼽힌다. 이 밖에 연료 효율성이 높고 주차하기도 편리해 젊은 층이 선호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해치백의 무덤’이라 불리던 국내 시장에서도 해치백 모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