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만원대 뱅앤올룹슨 장비가 갖춰진 청음실, 스위스 생활가전 브랜드 노비스의 100만원짜리 블렌더….

27일 찾아간 롯데백화점 안산점의 롯데하이마트에는 말로만 듣던 초고가 가전 제품이 즐비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최고급 제품을 모아 놓은 ‘부티크’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롯데백화점 안산점 신관에 최근 입점한 이 점포는 하이마트가 처음으로 선보인 고가 가전제품 특화 매장이다. 그래서 매장 이름을 ‘하이마트 프리미엄’으로 붙였다. 하이마트가 백화점에 문을 연 첫 매장이기도 하다.
"3000만원대 뱅앤올룹슨 음향 느껴보세요"
하이마트 프리미엄 1호점인 안산점은 새로 증축한 신관 4층 전체를 사용한다. 1800㎡(약 530평) 규모로 다른 백화점의 가전 매장보다 두 배 이상 크다. 국내 백화점 가전 매장 중 최대 규모다.

상품 구성도 기존 하이마트 매장과 크게 다르다. 고급 제품들로 매장이 채워져 있다. 매장은 크게 ‘프리미엄 브랜드존’ ‘특화MD존’ ‘고객 문화휴식 공간’으로 구분돼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존에서는 해외 프리미엄 가전을 브랜드별로 한곳에서 볼 수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영국의 가전브랜드 다이슨, 일본의 발뮤다 등은 별도 전문관으로 꾸몄다. 프리미엄 음향 브랜드 뱅앤올룹슨의 최고급 오디오 시스템을 경험할 수 있는 청음실도 따로 마련해놨다.

30여 종이 진열된 커피머신 코너도 눈길을 끌었다. 스위스 유명 커피머신 브랜드 유라, 독일 밀라타의 커피머신 가격은 400만~600만원대다. 국내에선 생소한 이탈리아의 가찌아, 호주의 브레빌 등의 커피머신도 진열돼 있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프리미엄 매장인 만큼 TV 냉장고 세탁기 인덕션 등 제품군별로 가격대가 상위 10~20% 이내에 드는 고가 가전제품을 브랜드별로 진열해 소비자가 편하게 둘러볼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특화MD존에선 소비자가 상품을 직접 체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최고급 안마의자 10대가 진열된 공간이 대표적이다. 싱가포르 브랜드 오심 등 해외 브랜드 제품도 선보였다. 빌트인 주방가전은 쇼룸 형태로 꾸며 고급스러운 주방 분위기를 연출했다. 전동휠, 피부관리기 등 취미 가전과 미용 가전도 즉석에서 시연할 수 있다.

매장에 없는 물건을 온라인으로 살펴보고 주문할 수 있는 ‘옴니코너’는 더 고급스러워졌다. 방문객이 앉아서 쉴 수 있는 카페와 휴게실은 물론 남성 전용 헤어숍(바버숍) ‘마제스티’도 입점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이곳 인테리어에만 20억원을 투자했다. 바닥부터 진열장까지 고급 자재를 사용해 일반 매장 인테리어 비용보다 두세 배 더 들었다. 백화점을 찾은 ‘큰손’ 고객을 겨냥해 보이지 않는 곳까지 고급스럽게 꾸몄다는 게 하이마트의 설명이다.

하이마트 프리미엄 등을 입점시킨 롯데백화점 안산점은 신관 개장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7일 개점한 이후 지금까지 약 13만 명의 방문객이 안산점을 찾았다. 새로 개장한 신관에만 6만 명이 다녀갔다. 이 중 2만 명은 과거 안산점을 방문한 적이 없는 신규 고객이라고 롯데백화점은 설명했다.

롯데 관계자는 “당초 목표한 것보다 40% 정도 매출이 더 나왔다”고 말했다.

백화점 최초로 하이마트를 들였고, 신관 1~2층에 무인양품과 키즈카페를 입점시키는 등 기존 백화점과는 다른 ‘파격적’ 시도가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게 유통업계의 평가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