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하기 참 힘든 나라

"이렇게 기업하기 힘든 적은 처음" CEO들 탄식

10곳 중 7곳 "정부 경제정책 C학점 이하"
“회사 생활 30년 만에 이렇게 기업하기 힘들다고 느낀 적은 처음이다. 기업들이 죄다 하향 평준화로 접어든 것 같다.”(4대 그룹 A부회장)

“이제 제조업은 끝난 것 같다. 40년 돌리던 공장 문을 닫고, 자식에게 빌딩을 물려줘 임대업을 하게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자동차 부품업체 B사 회장)

30대그룹 긴급 설문…기업 70% "내년 투자·고용 늘릴 엄두도 못 내"

국내 간판 기업 최고경영자(CEO)들 사이에서 ‘기업하기 정말 힘들다’는 탄식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내년이 정말 두렵다’는 말도 끊이지 않는다.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강행 등이 불러올 내년 ‘인건비 폭탄’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법인세 인상에 이은 상법 및 공정거래법 개정,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협력이익공유제 법제화 추진 등 자고 나면 하나둘 튀어나오는 ‘규제 폭탄’도 기업들을 짓누르고 있다. “숨도 못 쉴 지경”이란 한숨이 터져나오는 이유다.

기업들의 불만과 하소연은 한국경제신문이 26일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30대 그룹(자산 기준, 공기업·금융회사 제외)을 대상으로 한 ‘내년 경기 전망 및 사업계획’ 긴급 설문조사에서도 그대로 확인됐다. 30대 그룹 중 21곳(70.0%)이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낙제’ 수준의 점수를 줬다.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17곳이 ‘C’, 4곳이 ‘D’라고 답했다. ‘A’와 ‘B’로 평가한 곳은 각각 1곳과 6곳에 그쳤다. 나머지 2곳은 답변을 피했다.

상당수 기업(21곳)은 내년 경영 실적도 좋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와 비슷’(10곳)하거나 ‘감소할 것’(11곳)으로 예상했다. 실적이 나아질 것으로 본 곳은 8곳(1곳 무응답)뿐이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기업들은 내년 투자와 고용도 올해보다 늘리지 않을 계획(22곳)인 것으로 파악됐다.

장창민/박종관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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