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맞아 농민, 소상공인 등에게 기부할 수 있는 ‘착한 금융상품’이 주목받고 있다. 이자나 투자 수익을 얻으면서 일부 수익금을 직접 기부하거나 간접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공익형 금융상품으로, 이들 상품이 입소문을 타면서 가입자도 몰리고 있다.
이자는 기본, 기부는 덤 '착한 금융상품' 뜬다
2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지난 9월 농업과 농민들을 간접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NH더하고나눔정기예금’을 선보였다. 농협은행이 고객이 가입한 금액(연평균 잔액 기준)의 0.01%를 농산물 소비 촉진과 가격 안정 등을 위한 공익기금으로 조성하는 상품이다. 금리는 최고 연 1.9%로, 출시된 지 3개월여 만에 판매 잔액이 20조원을 돌파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가입금액이 300만원 이상인데도 공익형 상품이란 점이 부각돼 4만9913계좌가 들어왔고, 판매잔액은 현재 20조4107억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지난달 소상공인 지원과 연계한 금융상품인 ‘IBK W소확행통장’을 선보였다. 상품명에도 ‘소상공인의 기를 확 살리는 동행을 약속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가입자가 온누리상품권을 현금으로 구매한 실적과 헬스클럽, 당구장, 수영장 등 레저 업종에서 IBK카드를 사용한 실적 등을 합쳐 최고 2.4%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적립식 상품은 최고 연 4%의 금리를 준다. 입출금식 상품은 이체수수료, 출금수수료 등의 면제 혜택을 제공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18일부터 비대면채널인 스마트뱅킹 앱 ‘아이원(i-ONE)뱅크’와 모바일 브랜치 ‘IBK큐브’에서도 가입할 수 있다”며 “입소문을 타고 현재 4540계좌가 나갔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도 기부를 약속한 가입자에게 우대금리를 적용해주는 ‘우리사랑나누미적금’을 6년째 판매 중이다. 한 달 100만원 이내에서 자유롭게 적금하는 상품으로 예금주가 지정한 비영리법인이나 지정 기부금단체의 예금계좌로 자동이체하는 경우 0.3%포인트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예금자는 우대이자 또는 이자 전액 등을 선택해 기부에 동참할 수 있다. 가입자들이 매년 꾸준히 늘면서 현재 계좌 수는 14만1656계좌에 달한다.

국민은행은 소액이지만 수익금 일부를 직접 기부할 수 있는 ‘KB 만천하 공익신탁’을 내놨다. 고객이 이익금액 중 일부를 기부하면 국민은행도 매칭그랜트 방식으로 같은 금액을 기부하는 방식이다. 상품 출시와 함께 인기를 끌면서 3947계좌가 판매됐다. 이와 함께 국민은행은 지난달 여성 임직원이 많은 기업을 골라 투자하는 ‘메리츠 더우먼펀드’도 단독판매 중이다. 펀드 판매사인 국민은행과 운용사인 메리츠자산운용이 판매 수수료 중 10%를 기금으로 조성해 여성 관련 공익사업에 쓰기로 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