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 크는 '가정 간편식' 시장, 프랜차이즈 '제2 도약' 기회로
청담동말자싸롱은 매장의 인기 메뉴를 집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맥주 안주 간편식’을 출시했다. ‘말자네떡볶이’와 ‘말자네빠삭빠삭감튀’ 등도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한다. 버거 프랜차이즈 ‘맘스터치’는 삼계탕에 이어 닭개장, 닭곰탕 등의 간편식을 내놓고 수익 강화에 나섰다.

외식업계가 수익성 강화 방안으로 가정간편식(HMR)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내년에는 더 많은 기업이 이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지난 13일 연 ‘2019 외식산업 소비 트렌드 발표대회’에서도 내년 외식·식품업계를 이끌어갈 3대 핵심 트렌드 중 하나로 HMR이 꼽혔다. 경기 침체로 실속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집에서 간단히 요리를 즐기는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aT에 따르면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는 2015년 1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2조2000억원 규모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는 4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내년 최저임금 추가 인상과 지속적인 외식물가 상승, 주 52시간제 정착 등은 HMR 시장을 키우는 핵심 요인이다.

소셜미디어 빅데이터 연관어 분석에 따르면 △식사(대용) △아침 △간식 △저녁 △점심 △집밥 외에도 △조리 △재료 △레시피 △소스 △요리 등이 가정간편식의 연관어로 조사됐다. 간편식을 활용한 조리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증거다. 침체기에 빠진 프랜차이즈업계도 청년층부터 중장년층까지 즐길 수 있는 HMR을 대거 내놓고 수익 다각화에 나서야 할 때라는 분석이 나온다.

외식 프랜차이즈는 소비자들의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 HMR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각 점포가 판매 채널 역할 겸 브랜드 홍보관이 될 수 있어서다. 맘스터치가 지난 6월 복날 보양식 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삼계탕은 입소문이 나면서 품귀 사태를 빚기도 했다. 놀부, 계절밥상, 송추가마골 등 익숙한 외식 브랜드가 내놓은 HMR은 소비자에게 빠른 시간 내 인지도를 확보할 수 있고, 제품에 대한 신뢰도도 끌어올릴 수 있다. 또 오프라인 매장에서 꾸준히 잘 팔리던 메뉴를 HMR 제품으로 내놓는 것이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창업과 폐업률 모두 높은 외식산업 분야에서는 외식 소비의 흐름을 빨리 분석해 변화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일이 필요하다. 외식산업 전반이 침체기에 빠졌지만 소비자 트렌드를 빨리 파악하고 소통을 확대한다면 또 다른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프랜차이즈는 소비자와의 접점이 매우 넓다. 이를 잘 활용해 참신한 HMR 제품을 만들어 낸다면 2019년은 프랜차이즈업계의 침체기가 아니라 도약기로 기록될 것이다.

김종백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대외협력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