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이란제재 위반혐의 여파…단골 은행도 "너무 위험하다" 거리두기
中 화웨이 자금줄 막히나…"글로벌은행들 금융서비스 중단"
미국에서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것으로 낙인찍힌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주요 글로벌은행들의 금융서비스 제공 중단으로 국제금융망 이용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JS)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과거 화웨이가 글로벌 기술 공급업체로 성장하는 데 힘을 보탰던 HSBC와 스탠다드차타드는 화웨이에 대해 신규 서비스나 자금을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이들 글로벌은행은 현재 세계 170개국에서 활동하는 화웨이가 새 시장에 진입할 때 외환 거래부터 채권발행을 통한 서방자금 조달까지 모든 금융서비스를 제공했다.

화웨이의 국제금융망 이용에 큰 도움을 준 HSBC는 이미 작년에 신규 거래를 중단했다.

화웨이가 미국 법규를 위반하는 거래를 했다는 정황이 미국 검찰에 신고된 데 따른 결정이었다.

HSBC는 최근 화웨이 창업자의 딸 멍완저우(孟晩舟)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체포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캐나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HSBC는 멍완저우나 다른 화웨이 임원들이 대이란제재를 위반하며 이란과 거래하기 위해 속여넘긴 최소 4개 은행 가운데 하나다.

스탠다드차타드는 미국이 화웨이의 대이란제재 위반 정황을 수사해 우려가 커지자 최근 거래를 제한했다.

이 은행은 2000년대부터 세계 각지에 있는 화웨이 지사들이 남는 현금을 풀어 여러 통화로 납품업자들에게 대금을 결제하도록 도왔다.

화웨이와 거래하는 세 번째 주요은행인 씨티은행은 여전히 미국 밖에서 일상적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씨티은행 관계자는 새 사업은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미국에서 전개되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씨티은행은 멕시코,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지에서 화웨이의 국제결제를 도왔고 최근 몇 년간 대출과 채권발행도 주선했다.

그러나 씨티은행은 2014년 초부터 화웨이를 비롯한 다른 고객들에 대한 접근법을 바꿔 정기적으로 거래를 검사하고 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013년 화웨이로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미국 재무부의 부정적 반응 때문에 계획을 포기했다.

WSJ은 국제금융망 접근이 줄어든다는 것은 화웨이를 가로막는 새 장애물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중국 은행들도 화웨이에 자금을 조달하고 있으나 글로벌 차원의 서비스를 제공하지는 못한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