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연구원 "계열사 펀드나 판매보수 큰 상품 판 결과 투자자 손실"
이유 있는 펀드 기피…판매사 이익 우선에 투자자 '울상'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의 수익률이 판매사 보수율(판매보수율)이 높을수록 오히려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판매사의 계열사 펀드가 비계열사 펀드보다 운용 성과가 저조했다.

자본시장연구원 김종민 연구원은 20일 발표한 '국내주식형 공모펀드 판매양상의 특징 및 성과 분석' 보고서에서 "판매잔고 감소로 나타나는 개인투자자의 공모펀드 투자 기피 현상이 펀드 성과의 부진뿐만 아니라 판매 과정에 내재된 투자자와 판매사 간 정보 비대칭 및 이해 상충 문제와도 연관돼 있다"면서 이처럼 분석했다.

지난해 말 현재 은행과 증권사 등을 통해 판매된 일반투자자 대상 국내주식형 공모펀드의 판매잔고는 20조4천억원으로 2009년(52조2천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 기간에 자금이 순유입된 액티브펀드(펀드매니저가 종목을 골라 투자하는 펀드)의 경우 투자자들이 가입 당시 참고한 과거 수익률은 연평균 4.51∼5.01%였지만 펀드 가입 이후 수익률은 1년 이후 3.50%, 2년 이후 1.33%, 3년 이후 0.82%로 급격히 악화했다.

김 연구원이 2009년부터 올해 1월까지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의 성과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다른 조건이 동일한 경우 판매보수율이 10bp(1bp=0.01%) 높은 펀드가 벤치마크 대비 초과수익률(이하 총보수 비용 비율 차감 이전)이 오히려 연평균 6∼11bp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계열사 펀드는 비계열사 펀드보다 벤치마크 대비 초과수익률이 판매 이후 3년간 연평균 19∼35bp가량 낮은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자금 순유입 규모는 계열사 펀드가 비계열사 펀드보다 월평균 4억6천만∼5억6천만원가량 더 컸으며 판매보수율이 높은 펀드일수록 자금 순유입 규모도 유의미하게 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 연구원은 "2013년 4월 '계열사 펀드 판매상한제' 도입 이후 계열사 펀드로 유입되는 자금 규모가 이전보다 약 30%가량 줄기는 했지만, 액티브펀드로 한정하면 자금 순유입 규모가 줄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펀드 판매사가 투자자보다는 자사에 이익이 되도록 판매보수율이 높은 펀드나 계열사 펀드를 판매한 결과, 투자자가 손실을 보았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이유 있는 펀드 기피…판매사 이익 우선에 투자자 '울상'
그는 "공모펀드에 대한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이해 상충 및 불완전판매 방지를 위한 감독 당국의 모니터링 강화 노력 이외에도 개방형 플랫폼을 확대해 구조적으로 투자자가 지불하는 판매 관련 비용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미래 성과에 대한 외부 평가기관의 독립적인 판단으로 산정된 펀드 등급을 투자자에게 제공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