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내년 성장률 전망을 낮추고 두 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한 19일(현지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선 돈이 주식에서 채권으로 급속히 이동했다. 경기 하강 우려에도 Fed가 지속적인 긴축 의사를 보이자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채권에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뉴욕증시에선 다우지수가 351.98포인트(1.49%) 하락한 23,323.66에 거래를 마쳤다. 오전 한때 382포인트까지 올랐던 다우지수는 오후 2시 Fed의 발표 이후 500포인트 이상 떨어지며 연중 최저치(23,162.64)를 경신했다. S&P500 지수는 1.54%, 나스닥도 2.17%나 급락했다.

흔들리는 다우…증시서 채권으로 '머니 무브'
증시를 떠난 돈은 채권 시장으로 몰렸다.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1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4.3bp(1bp=0.01%포인트) 내린 연 2.782%를 기록했다. 올 5월29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7개월간 머물렀던 박스권의 하단인 연 2.80%를 뚫고 아래로 내려갔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 역시 직전 거래일보다 0.4bp 내린 연 2.646%에 거래됐다.

국채 10년물은 Fed가 장기 금리 전망을 연 3.00%에서 2.75%로 낮추면서 앞으로 기준금리 인상 강도가 약해질 것이라는 관측에 영향을 받았다. 반면 2년물 금리는 이날 기준금리가 인상됐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았다.

최근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채권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다. 채권값과 반대로 움직이는 국채 금리는 떨어지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가 지난주 펀드매니저 243명을 설문한 결과, 이들의 투자자산 중 주식 비중은 최근 한 달 새 15%포인트 줄어들고 채권 비중은 23%포인트 증가했다. BoA메릴린치는 “자산 배분에서 주식에서 채권으로 갈아타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