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노동쇼크 초읽기
최저임금 10.9% 인상, 토·일요일도 '근로시간' 인정, 주52시간 계도기간 종료

최저임금 시행령 개정안 국무회의 통과땐 1월부터 시행

주말도 근로시간 인정, 연내 탄력근로 확대 물건너가
주52시간 위반한 사업주 열흘 뒤엔 '쇠고랑' 찰 위기
실제 일하지 않은 시간도 노사가 유급휴일로 약정했다면 토·일요일도 임금 지급을 위한 ‘근로시간’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이 20일 차관회의를 통과했다. 오는 24일 열리는 국무회의를 통과하면 내년 1월1일부터 곧바로 시행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 조절을 주문하고 경영계가 연봉 5000만원 이상 고액 연봉자도 최저임금을 위반할 수 있다고 호소했음에도 고용노동부는 그대로 밀어붙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산업현장은 당장 열흘 뒤면 10.9% 오르는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단축 계도기간 종료, 여기에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까지 ‘3대 노무 리스크’를 한꺼번에 직면하게 됐다.
대통령 지시·경영계 호소·국회 만류도 무시한 채…고용부 '마이웨이'

10.9% 또 오르는 최저임금

말 그대로 최저임금 ‘2차 쇼크’다. 올해 16.4% 인상에 이어 내년에 또 10.9% 오르면서 최저임금은 2년 새 29% 이상 오르게 된다. ‘2기 경제팀’이 꾸려지면서 정부는 최저임금 결정구조를 개편하는 방식으로 인상폭을 낮춘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이는 2020년 최저임금에나 해당되는 얘기다. 당장 내년 1월1일부터 오르는 최저임금 2차 쇼크는 기업들로선 무방비다.

정부와 국회는 그나마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지난 6월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확대하는 조치를 취했다. 산입범위 확대로 상당수 중소·중견기업은 인건비 부담에서 한숨을 돌리기는 했다. 하지만 산입범위 확대 혜택에서도 벗어나 있는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은 2년 새 29% 오르는 최저임금의 충격을 그대로 떠안아야 한다. 대기업들도 노동조합의 벽에 막혀 산입범위 확대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노조 동의 없이는 격월 또는 분기별 상여금을 최저임금에 산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해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20일 전국기관장회의에서 “노사 합의(단협) 등의 문제로 최저임금법을 위반한 사업장에는 적정 시정 기간을 부여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고용부가 최저임금 위반을 적발해 송치하더라도 검찰이 이미 대법원 판례를 감안해 반려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실효성은 떨어진다.

토·일요일도 근무시간 인정

고용부의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 강행은 대표적인 ‘불통 행정’으로 꼽힌다. 고용부는 대통령이 최저임금 보완 조치를 지시하고, 이해당사자인 경영계가 강력 반발하고 있음에도 30년간의 행정지도 관행을 내세우며 강행하고 있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강한 노조가 있는 사업장일수록 임금 수준을 밀어올리게 할 시행령 개정안은 노동시장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악법”이라며 “최저임금법 취지를 거스른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오랜 관행을 이유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행령이 개정되면 상여금과 복리후생비 일부를 최저임금에 포함시키라는 최저임금법 개정 취지도 무력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년 최저임금은 시급 8350원, 월급으로 환산하면 174만5150원(주휴시간 포함 209시간 기준)이다. 산입범위 확대에 따라 매달 상여금을 50만원씩 받는 A근로자의 경우 월 환산액의 25%인 43만6287원을 넘는 6만3173원은 최저임금에 포함된다는 얘기다.

하지만 시행령 개정안대로 토요일(약정휴일)을 포함해 최저임금 산정 기준시간을 243시간으로 하면 월급액은 202만9050원이 되고, 이 중 25%는 50만7262원이다. 이 경우 A근로자가 다니는 사업장이 토요일을 무급휴일로 하고 있다면 상여금 6만3173원이 최저임금에 포함되지만 토요일이 유급휴일이라면 산입될 상여금이 전혀 없다는 얘기다. 시행령 개정안을 두고 모법의 개정 취지마저 흐트러뜨리는 ‘왝더독(wag the dog·꼬리가 몸통을 흔든다)’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근로시간 단축 계도기간 종료

주 52시간 근로제 일괄 시행에 따르는 산업현장 혼란을 줄이기 위해 지난 7월부터 시행해온 근로시간 단축 계도기간(처벌유예기간)도 이달 말 종료된다. 당장 다음달 1일부터 주 52시간을 위반한 사업주는 징역 2년 이하(벌금 2000만원 이하)의 형사처벌을 받는다.

당초 계도기간이 끝나기 전 입법하기로 했던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도 물 건너갔다. 청와대와 여당이 이달 초 도장을 찍었던 여·야·정 합의를 뒤집고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논의를 지켜보기로 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내년 경제정책방향에서 탄력근로제 확대 시행 전까지 계도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노동계 반발에 방침 확정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김주영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은 지난 19일 국회 토론회에 참석해 “탄력근로제 확대 추진을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백승현 기자/최종석 노동전문위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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