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제시안 놓고 노사 입장차 여전
현대중, 고용유지·임금 반납 철회안 제시…노조 "속 빈 강정"
현대중공업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 연내 타결을 목표로 교섭 중인 가운데 사측이 고용유지와 기본급 반납 철회를 골자로 하는 새로운 안을 노조에 제시했다.

노조는 '속 빈 강정'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연내 타결이 쉽지 않아 보인다.

노사는 20일 울산 본사에서 28차 임단협 본교섭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사측은 내년 말까지 유휴인력 고용 보장, 기본급 20% 임금 반납 철회 등을 담은 안을 노조에 건넸다.

즉, 지난 8월 작업 물량이 없어 가동 중단에 들어간 해양공장 유휴인력(1천200여 명) 고용을 내년 연말까지 유지하고 다른 부서로 전환 배치하겠다는 것이다.

또 경영위기 고통 분담 차원에서 지난 7월 노조에 요구한 기본급 20% 반납을 철회하는 대신 기본급을 동결하자는 제안이다.

사측은 앞선 제시안에는 없던 귀향비와 생일축하금 등을 월 6만6천원으로 산정해 기본급으로 전환하고 생산목표 달성 격려금 100%+150만원 지급 등도 새로 제시했다.

사측은 "노조 요구사항을 상당 부분 수용했기 때문에 노조 결단만 남았다"며 "임단협을 연내에 끝내고 새해에는 노사가 함께 위기극복을 위해 새 출발 하자는 의지를 담았다"고 밝혔다.

노조는 새 제시안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노사관계 신뢰회복이나 부당노동행위 재발 방지 대책 등이 빠졌다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한마디로 속 빈 강정이다"며 "건설적인 노사관계와 회사 미래를 위한 아무런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새로운 제시안을 두고 노사가 상반된 입장을 보이면서 연내 타결이 불투명하다.

조합원 300명가량(노조 추산)은 올해 교섭이 난항을 겪자 사측에 항의하는 의미로 이날 오전 9시부터 파업하고 서울역 등에서 집회했다.

이들은 21일까지 상경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다.

노사가 올해 안에 교섭을 마무리 짓지 못하면 3년 연속 연내 타결에 실패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