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실적 부진에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 우려 커져
미국 반도체기업 마이크론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친 지난 분기(9~11월) 실적을 내놨다.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고점을 지났다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마이크론은 지난 분기 79억1000만달러(약 8조9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작년 동기보다 16% 늘었지만 직전 분기(84억4000만달러)에 비해선 줄었다. 시장 전망치인 80억2000만달러에도 못 미쳤다.

마이크론은 주요 제품인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공급 과잉으로 하락한 것이 실적 부진의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사진)는 이날 실적 발표에서 “공급이 휴대폰, PC, 서버 제조사들의 수요를 앞지르면서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며 “공급량을 시장 수요에 맞추기 위해 생산량 감축 조치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현물 가격(4기가바이트 기준)은 지난 7월 3.99달러에서 지난달 3.13달러로 4개월 만에 21.6% 하락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클라우드 서비스업체들의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메모리반도체 수요도 줄었다. 메로트라 CEO는 “지난 2년간 매우 높은 성장률을 보인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들도 물량을 소화하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마이크론은 다음 분기 매출은 더 줄어 57억~63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하반기는 돼야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반등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메로트라 CEO가 D램,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을 이유로 생산량 감축까지 언급하면서 마이크론 주가는 이날 시간 외 거래에서 9% 이상 급락했다. 마이크론과 함께 세계 3대 메모리반도체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