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연말연시를 맞은 은행권은 올해 사상 최대 이익이라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감원 한파가 몰아치면서 우울한 분위기다. 금융업계에서는 19일 인터넷·모바일 뱅킹 확산과 함께 꾸준히 진행된 점포 통폐합을 최근 대규모 희망퇴직의 배경으로 꼽고 있다.

은행권의 희망퇴직은 보험, 카드 등 실적이 부진한 다른 금융업계와는 다소 결이 다르다. 실제 희망퇴직을 실시한 NH농협은행은 올해 처음으로 '순이익 1조원 클럽'에 이름을 올리는 등 다수의 은행이 호실적을 거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줄줄이 희망퇴직이 진행된 이유는 디지털화가 뿌리내리면서 일손이 덜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디지털화 여파로 최근 5년간 국내 17개 은행의 오프라인 영업점포는 900개 가까이 사라졌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국내 17개 은행의 오프라인 영업점포 수는 6768개로 2013년 말(7652개)보다 884개(11.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별로는 KEB하나은행이 최근 5년간 215개(21.9%) 점포의 문을 닫아 가장 많은 수를 줄였다. 6월 말 765개로 점포 수가 축소됐다.

KB국민은행(-152개), 씨티은행(-147개), SC제일은행(-133개), 우리은행(-109개), 신한은행(-72개) 순으로 뒤를 이었다.

해당기간 씨티은행은 2013년 말 191개 점포에서 147개를 없애 감소율이 17개 은행 중 가장 높은 77%에 달했다.

고 의원은 "은행권에서 효율화와 수익성을 위한 점포 축소 현상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업점포 수 감소와 함께 신입직원 채용 확대에 따른 인력구조 재편, 내년도 실적 악화 우려 등도 감원 요인으로 손꼽힌다.

올해 은행권 실적은 이자수익이 확대에 힘입어 최대 수준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2조4000억원으로 2007년(13조1000억원) 이후 최고치를 거뒀다. 3분기 순이익은 4조1000억원으로 3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경신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내년에는 순이자마진(NIM), 대출성장, 대손비용(CCR) 등 핵심지표의 뚜렷한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은행권의 3분기 누적 실적은 매우 양호해 지난해 연간 수준을 넘어섰다"며 "올해 순이익은 최대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높지만 내년 상반기가 실적 정점일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며 주가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은행업의 이익모멘텀이 다소 둔화될 전망"이라며 "대출성장률이 둔화되고 대손비용의 추가 개선도 제한적일 전망인 가운데 규제환경 또한 녹록지 않다"고 진단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