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닛산(日産)자동차가 17일 이사회를 열었으나 소득축소 신고 혐의로 지난달 일본 검찰에 체포된 카를로스 곤 전 회장의 후임에 대한 결정을 보류했다고 교도통신 등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닛산은 이날 오후 요코하마(橫浜) 본사에서 이사회를 개최했으나 후임 회장을 결정하지 않고 이를 '계속 협의'하기로 했다. 앞서 닛산은 지난달 이사회에서 후임 회장을 이번 이사회에서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이사회에서 후임에 대한 결정을 보류함에 따라 사외이사 3명이 관련 논의를 계속하기로 했다.

사이카와 히로토(西川廣人) 닛산 사장은 이사회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회장에 취임하는 방안에 대해 "그것도 포함해 (사외이사들이) 논의하기를 바란다"며 자신이 회장을 겸임하는 방안에 대해 "당연히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또한, 후임 회장 인사를 포함해 기업 경영체제 방식을 논의하기 위해 사외이사와 외부 전문가 등으로 '거버넌스(경영체제) 개선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NHK는 회장 선임이 위원회 논의 등을 토대로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여 곤 전 회장의 후임 인사가 늦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사이카와 사장은 회장 선임 시기에 대해 "프로세스를 신중하게 하려고 생각 중"이라며 "언제까지 결정해 달라고 재촉할 생각은 없고 내년 3월말까지 회장이 결정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이카와 사장은 위원회로부터 내년 3월 말까지 제언을 받기로 했다며 "이를 토대로 주주총회를 여는 것이 최선"이라고도 말했다.

르노는 임원 선출 등에 영향력을 유지하고자 닛산에 조기에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한 것으로 보도됐지만 사이카와 사장은 이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밝힌 것이다.

지난달 이사회에선 3명의 사외이사가 곤 전 회장과 함께 검찰에 체포된 그레그 켈리 전 대표를 제외한 7명의 현역 이사 가운데 회장 후보자를 선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3명의 사외이사 중 기업 연합 관계에 있는 프랑스 기업인 르노 출신 사외이사가 협의 과정에서 시간을 갖고 신중히 선임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일본 언론은 보도했다.

닛산 측은 그동안 사이카와 사장이 잠정적으로 회장직을 겸하는 등의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닛산은 19년 전 경영 위기에 처해 르노로부터 출자를 받을 때 닛산의 경영을 맡는 회장 등 최고위급에 르노 출신을 1명 두기로 약속했다. 통신은 그러나 두 기업의 협약에 회장직은 포함돼 있지 않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닛산은 르노의 영향력을 약화시켜 불평등한 자본 관계를 개선하고 싶어한다"고 분석했다.

현재 르노는 닛산의 주식 43.4%, 닛산은 르노의 주식 15%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르노는 닛산 주식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반면 닛산은 르노 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르노-닛산 연합'의 어느 진영에서 회장을 차지하느냐에 따라 향후 닛산 경영의 주도권 향배가 갈릴 것으로 보임에 따라 양측간 힘겨루기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르노는 자체 조사 결과 보수 지급에 법적인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곤 회장의 최고경영자(CEO) 직위를 유지한다고 지난 13일(현지시간) 밝혔다. 르노-닛산-미쓰비시 자동차 3사 연합(얼라이언스)의 수장이던 그는 지난달 19일 일본 검찰에 체포됐고 이후 닛산과 미쓰비시 회장직에서 해임됐다. 도쿄(東京)지검 특수부는 이달 10일 곤 전 회장을 보수 50억엔(약 500억원)을 유가 증권보고서에 축소 기재한 혐의(금융상품거래법 위반)로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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