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하강국면…인프라 투자도 옥석 가려야 할 시기"
“인프라 투자에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영국 기반 글로벌 인프라·부동산 전문 운용사인 인프라레드의 워너 본 기오노 최고경영자(CEO·사진)는 17일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인 마켓인사이트와의 인터뷰에서 “안정적으로 현금을 벌어들이지 못한다면 인프라 자산이라 부를 수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기오노 대표는 “인프라 투자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시장 위험에 크게 노출된 사모펀드(PE) 성격의 상품이 ‘인프라 자산’으로 둔갑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일부 자산운용사가 시장수익률을 밑도는 성과(underperform)를 낼 위험을 지닌 상품을 인프라 자산으로 포장해 판매하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인프라 자산에 투자할 땐 대상 자산이 진짜 인프라인지, 투자를 위한 투자는 아닌지 고민해야 한다”며 “그렇지 못한 인프라 자산은 주식과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기오노 대표는 최근 글로벌 경기와 관련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회복기가 끝나는 시점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침체(recession)가 될지, 충격을 동반하지 않는 둔화에 그칠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면서도 “최근 방어적 성격을 지닌 인프라 투자 경쟁이 치열해졌고 가격도 올라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앞으로 인프라 시장을 뒤흔들 수 있는 기술 변화에도 주목했다. 그는 “기회가 될지 위협이 될지 아직 모른다”면서도 “앞으로 20~30년간 에너지 공급망을 재정비하는 데 엄청난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대형 발전소에 의존해온 시스템이 분산 네트워크로 전환하는 ‘전력망의 디지털화’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기오노 대표는 “신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줄여주는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양수발전소 투자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프라레드는 280억달러(약 32조원)를 영국과 유럽, 남북미, 중국 등지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국민연금 하나금융투자 등 국내 기관투자가와 손잡고 영국 고속철도 HS1의 지분을 사들이기도 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