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긴축속도 관심…한미금리차 내년 봄 1%p 이상으로 확대되나
경기둔화 우려 속 한은 금리동결 전망 많아


미국 경기둔화 우려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까.

한국과 미국의 정책금리 역전 폭은 내년 봄에 1%포인트를 넘을까.

18∼19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미국의 통화정책 경로와 한국 경제 영향에 관심이 높다.
올해 미국 네번째 금리인상 눈앞…내년 한미금리차는 어디까지
◇내년 미 금리 인상 횟수는…점도표에 주목
16일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번에 정책금리를 연 2.25∼2.50%로 0.25%포인트 올린다는 데 거의 이견이 없다.

3월, 6월, 9월에 이어 네 번째로, 올해 총 1%포인트가 높아진다.

금융시장의 시선은 내년 이후로 옮겨가 있다.

이번 긴축이 소폭으로 일찍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최근 급격히 늘었다.

내년 인상이 3회→2회로 축소된다고 보는 추세다.

블룸버그 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내년 미국 금리 인상이 3월과 9월 두 차례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2020년 중반 한 차례 더 올리며 긴축 사이클이 끝난다고 전망했다.

내년 4회를 예상하던 골드만삭스도 지난주 3회로 줄였다.

3월을 건너뛸 것으로 봤다.

배경에는 미국 경기둔화 논란이 있다.

재정을 통한 정부의 경기부양책 효과가 약화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 국채 장단기 금리 차 축소가 불쏘시개가 됐다.

1960년대 이후 7차례 경기침체가 모두 장단기 금리역전 이후 발생했다는 점을 들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로이터가 이달 이코노미스트 1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2년 이내 경기침체 가능성이 40%로 나왔다.

전월보다 5%포인트 상승하며 2008년 초 이래 가장 높아졌다.

금융시장은 악재에 민감해져서 14일(현지시간) 미 뉴욕 증시는 큰 폭 하락했다.

3대 지수가 모두 조정국면에 들어간 것은 2016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중국 경제지표 부진이 배경이다.

11월 소매판매액 증가율(작년 동기대비 8.1%)이 15년여 만에 최저였다.

유로존 지표도 좋지 않았다.
올해 미국 네번째 금리인상 눈앞…내년 한미금리차는 어디까지
그동안 연준의 신호도 미묘하게 달라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0월 초만 해도 경기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는데 지난달 말엔 "미 금리가 중립금리 추정범위 바로 아래에 있다"고 말해 '비둘기(통화완화 선호)' 분위기라는 평가를 받았다.

금융시장에서는 FOMC 위원들의 금리전망을 담은 점도표를 눈여겨보고 있다.

내년 3회→2회로 조정과 3회 유지 전망이 팽팽하게 맞선다.

김윤경 국제금융센터 채권팀장은 "미국이 여전히 견실한 성장세를 계속하고 있어서 점도표가 하향조정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최근 장기금리 하락에는 경기 외 요인이 많이 반영돼있으며, 올해 경기가 과도하게 좋았던 것이니 내년 조정은 자연스럽다는 견해도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지난 5일 보고서에서 연준이 경기둔화 등을 이유로 금리 인상을 일시 중단하거나 인하한 경우는 1967년부터 4차례 있었는데 당시는 성장 모멘텀 둔화가 가시화되거나 이미 금리를 상당 수준 올려둔 때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준이 그때그때 경제지표에 의존해서 결정할 경우 금리 인상을 일시 중단할 수도 있다고 봤다.

◇한은 부담 더나…금리역전 폭 얼마나 벌어질까
미 연준이 속도 조절을 하면 한은도 한숨 돌릴 수 있게 된다.

기존 전망대로라면 한미 금리역전 폭이 내년 봄에 1%포인트를 넘고 연말에는 1.50%포인트까지 벌어질 수 있다.

연준이 내년에 2회만 인상하면 금리 차 최대치는 1.25%포인트로 좁혀진다.

한은은 지난달 1년 만에 겨우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내외금리 차가 1%포인트를 넘는 시기를 미뤘다.

한미금리 차가 결정적 이유는 아니지만 경기 하강 논란 속에서 금리를 올리는 데 주요 요인이었음은 분명하다.

한은은 금리역전 폭이 크거나 장기화하면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금융시장에선 한은이 내년에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높게 본다.

성장 눈높이가 낮아지고 투자가 감소하는 등 경제 활력이 약하다.

물가상승률은 아직 목표(2.0%)와 차이가 난다.

나라 밖 불확실성은 매우 크다.

미·중 무역분쟁은 장기화할 것이란 관측이 늘어난다.

중국 경제 성장세 둔화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다.

유럽 등 글로벌 경기 둔화가 주요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영국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도 불확실성을 더한다.

연준 통화정책도 늘 주요 변수다.

경기가 둔화하는데 금리 인상 속도가 유지되면 글로벌 경제에 충격을 받을 수 있다.

빠르게 침체국면에 접어들어서 인상이 중단되는 것도 좋은 소식은 아니다.

어느 경우든 한은의 고민은 깊어진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내년 경제여건을 고려하면 한은 금리동결이 예상되지만,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가계부채 증가, 미 금리 인상 등으로 금융안정이 걱정되는 상황이라면 한 차례 인상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미국 네번째 금리인상 눈앞…내년 한미금리차는 어디까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