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분싸’(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졌다는 뜻의 신조어) 그 자체였습니다. 회의 내내 대통령께서 칭찬도 많이 해주시고 그 깐깐하다는 총리님도 시종 밝은 분위기였거든요.”

지난 11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고용부 새해 업무보고 중 나온 문재인 대통령의 ‘한마디’에 대한 고용부 관계자의 말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이재갑 고용부 장관의 업무보고를 받던 중 “고용부의 존재감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고용부 청사를 처음 방문한 데다 복도에서부터 직원들의 환호성과 함께 업무보고가 시작돼 분위기가 시종일관 좋던 중 나온 발언이어서 회의에 참석한 국·과장들이 적잖이 놀랐다는 후문이다.

이후 대통령의 발언 해석을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 “고용지표 관련 보고 중 나온 얘기라니 고용지표 관리 잘하라는 얘기다” “그건 통계청 업무고 기획재정부가 있는데 그런 얘기는 아닐 거다” “일자리 창출 부처도 아닌데…” 등의 얘기도 돌았다.

하지만 복수의 직원에 따르면 “노동현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라는 메시지였다”는 해석으로 수렴되는 분위기다. 전임 김영주 장관 재임 중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등이 이뤄졌으나 정작 현안 대응은 기재부가 나서서 처리한 부분을 지적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문 대통령도 업무보고 전 “내년도 구체적인 고용노동정책은 이재갑 장관을 비롯한 고용부가 잘해주시리라 믿고…”라고 말하기도 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