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정기 교육·운용위 개최…"직원 노후자금 증식 책임져요"
한국 근로자 상당수는 퇴직연금을 방치하고 있다. 지난해 10명 중 9명은 퇴직연금 운용 지시를 한 번도 내리지 않았다. 운용상품 수도 평균 1.96개에 불과했다. 퇴직연금에 큰 관심이 없다. 기업도 팔짱만 끼고 있다.

하지만 모든 기업이 그렇진 않다. 근로자가 퇴직연금을 제대로 운용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 기업도 있다. 제5회 대한민국 퇴직연금 대상에서 우수사업장으로 선정된 기업들 얘기다.

회사 책임 아래 퇴직연금을 굴리는 확정급여(DB)형 부문에선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이사장 양봉민)과 한국광물자원공사(사장 직무대행 남윤환)가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보훈복지의료공단은 노사 합동 퇴직연금운용위원회를 정기적으로 열어 장기 운용계획을 수립한다. 이를 통해 수익성과 안정성의 균형을 맞추려 노력하고 있다. 가입자 교육에도 적극적이다. 전국 17개 사업장 임직원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임직원 세미나를 할 때 퇴직연금 교육을 병행한다.

광물자원공사도 분기별로 퇴직연금위원회를 열어 수익률 관리 및 운용 방안을 정한다. 외부 자문위원을 둬 의사결정의 전문성도 높였다. 1년 만기 원리금 보장상품에 편중돼 있던 운용구조도 지속적으로 개선했다. 현재는 전체 적립금의 40%를 중장기 투자상품에 넣어 성과를 개선하고 있다.

근로자가 퇴직연금을 직접 운용하는 확정기여(DC)형 부문에선 유나이티드파슬서비스(UPS)코리아(사장 박효종)와 한국쓰리엠(사장 아밋 라로야)이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UPS코리아는 퇴직연금에 대한 직원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분기별로 가입자 교육을 한다. 본사뿐 아니라 전국 영업소 직원에게도 퇴직연금 사업자의 지역 컨설턴트를 통해 상담을 제공한다. 1년에 두 번 인사 및 재무·회계부서와 노사위원회가 모여 퇴직연금 운용 현황을 점검하고 수익률 개선 방안을 논의한다.

한국쓰리엠은 직원이 선택할 수 있도록 다섯 곳의 퇴직연금 파트너사를 두고 매년 한 번 파트너사를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사내 인트라넷에 파트너사별 성과 자료를 정기적으로 게시해 직원이 각 사업자의 운용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퇴직연금 1대 1 매칭 제도’를 통해 직원의 노후자금 증식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도 한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