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가심비' 보다 '나심비'…생활가전 소비 트렌드로 뜨다
나심비가 생활가전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나심비는 '나', '심리', '가성비'의 합성어로 개인의 만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소비 풍토를 말한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가심비(가성비에 마음 심(心)을 더한 개념) 등이 비슷한 의미로 사용되는데, 나심비 트렌드는 자신이 원하는 물건에 돈을 아끼지 않는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에 태어난 신세대)를 중심으로 뚜렷하게 나타난다.

13일 삼성전자는 내부 시장보고서에서 "개인의 만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나심비 소비 트렌드가 생활가전의 주요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 필요성과 비용 부담으로 살까 말까 고민하던 '세컨드 가전' 들이 나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구입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나심비 트렌드에 맞춘 제품으로 의류건조기와 의류청정기를 들었다. 실제 두 제품의 판매량은 최근 1년간 200% 이상 늘면서 생활가전 시장의 주류로 자리잡았다.

나심비의 핵심에는 밀레니얼 세대가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생활의 편의성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는데 '내 삶을 편하게 해준다면 비싼 가격도 문제되지 않는다'는 소비 심리를 갖고 있다. 또 건강에 대한 관심도 높아 안전과 제품 신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LG전자의 건강관리가전(정수기·건조기·공기청정기·의류관리기)이 탄생한 것도 같은 배경에서다.

1인 가구 증가도 나심비와 연관이 있다. 나심비가 가성비, 가심비와 차이가 있다면 개인 취향과 만족도에 조금 더 무게가 실려 있다는 것이다. '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밀레니얼 세대와 연관되는 부분이다.

가전업체들은 나심비 트렌드에 주목하면서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가격, 심리적인 만족감, 경험, 안전 등을 넘어 소비자들이 인식하지 못할 정도의 작은 불편함을 개선하고 소비자 개개인의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생활가전이 불필요한 기능을 제거하는 대신 꼭 필요한 성능이 꾸준히 발전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에너지 효율, 사용 시간, 디자인, 안전성이 최고 가치가 되면서 개발 방향과 마케팅도 변했다. 제품에 대한 소개는 인터넷과 소셜 네트워크(SNS)가 중심이 됐고 마케팅 포인트도 편의성과 안전 등에 집중됐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나심비는 가성비와 가심비를 넘어선 개념으로 가격 보다 제품에 대한 '나'의 만족도가 더욱 중요하다"며 "생활가전의 프리미엄화도 나심비와 무관하지 않다. 이같은 트렌드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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