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상품성, 공격적인 가격 책정
-대형 SUV 넘어 패밀리카 수요까지 넘볼듯

현대자동차 대형 SUV '팰리세이드'의 등장에 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플래그십 SUV를 표방하며 현대차의 기술력을 집약하고도 의외의 공격적인 가격으로 초반 인기가 폭발적이기 때문이다. 사전계약 2주만에 2만 대 이상 계약하자 틈새로 여겨졌던 대형 SUV가 볼륨제품으로 우뚝 설 지 귀추가 주목된다.

[시승]모든 것을 담았다, 현대차 팰리세이드


▲스타일
차체 크기는 길이 4,980㎜, 너비 1,975㎜, 높이 1,750㎜, 휠베이스 2,900㎜다. 싼타페와 비교하면 길이 210㎜, 너비 85㎜, 높이 70㎜, 휠베이스는 무려 135㎜ 길다. 경쟁차로 꼽히는 포드 익스플로러, 혼다 파일럿과 비슷한 덩치지만 실내 거주성과 관련있는 휠베이스는 가장 긴 수치를 확보했다.

팰리세이드는 새로운 현대차의 디자인 언어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를 처음 적용했다. 대부분의 자동차회사들이 추구하는 패밀리룩에서 탈피를 선언한 것. 현대차는 팰리세이드를 기점으로 향후 각 차마다 고유 개성과 역할을 갖도록 디자인을 달리할 방침이다. 한 때 패밀리룩이 프리미엄의 상징처럼 여겨졌지만 점차 소비자 취향이 달라지고 있는 걸 감안한 정책이다.

[시승]모든 것을 담았다, 현대차 팰리세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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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팰리세이드는 기존 현대차 디자인을 쏙 뺐다. 폭포수를 연상시키는 전면 캐이스팅 그릴은 이전 라입과 같이 그대로 채택했지만 디테일과 웅장함으로 차별화했다. 여기에 날카로운 분리형 헤드 램프와 수직으로 연결한 주간주행등은 이전 현대차에서 시도하지 않은 요소다. 회사는 이를 '악어의 눈동자'로 명명했다. 후드는 볼륨감을 극대화했다.

측면 역시 당당하다. 강렬한 사이드 캐릭터라인이 전면 램프에서 주변 램프까지 입체적으로 이어지고, 볼륨감을 키운 휠아치가 플래그십 SUV의 위용을 뽐낸다. 곳곳에 심은 수직 라인은 거대한 차체에서도 안정감을 살리는 요소다. 후면 역시 '수직'을 강조했다. 세로형 리어 램프로 전면과 통일성을 살렸으며, C필러에서 이어지는 뒷유리는 실내공간에 대한 힌트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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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외관과 정반대로 수평을 강조했다. 넓은 레이아웃은 한정된 공간을 더 넓어보이게 만든다. 최근 나오는 신차들이 자주 쓰는 기법이다. 7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10.25인치 중앙 디스플레이는 하나로 연결된 것 같은 착시를 준다. 특히 중앙 디스플레이는 내비게이션과 지도, 날씨, 공조 등 다양한 정보를 하나의 스크린에서 동시에 확인할 수 있도록 분할화면을 제공한다.

중앙콘솔은 위치를 높인 '브릿지 타입'이다. 여기에 현대차 라인업에서 흔치 않은 버튼식 변속버튼을 적용했다. 옆에는 주행모드 다이얼과 공조 버튼류를 배치해 조작충동을 일으킨다. 철저히 운전자 중심의 구성이다. 콘솔 안쪽에는 스마트폰 무선충전기도 마련했다. 실내 곳곳에 채택한 우드패턴의 가니시는 흡사 볼보차에 보던 요소들로 실내 분위기를 한층 편안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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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팰리세이드에서 강조하는 건 첫 번째도 '공간', 두 번째도 '공간'이다. 이를 위해 동급 최장 휠베이스를 갖췄으며 효과는 제대로 나타났다. 2열 레그룸은 무려 1,077㎜나 되는데, 운전석을 최대한 2열쪽으로 밀어도 뒷승객의 무릎공간에 여유가 넘친다. 미니밴이 결코 부럽지 않다. 3열 역시 성인이 타도 여유있는 공간을 확보했고, 뒤로 기울이는 리클라이닝 기능도 있다. 다만 성인 3명이 앉는 건 다소 버거워 보인다.

적재용량도 상당하다. 2열 시트 후방은 1,297ℓ의 공간이며, 3열 시트를 펴고도 후방에 28인치 대형 캐리어 2개 또는 골프백 2개를 실을 수 있다. 3열에는 파워 폴딩시트 버튼을 마련해 3열을 편리하게 접고 펼 수 있다. 탑승객을 배려한 요소도 많다. 1열 좌우 시트를 포함해 실내 곳곳에 총 6개의 USB포트, 무려 16개에 달하는 컵홀더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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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능
엔진은 3.8ℓ 자연흡기 가솔린과 2.2ℓ 디젤 등 두 가지다. 모두 8단 자동변속기와 조합하며 가솔린은 최고 295마력, 최대 36.2㎏·m의 힘을 내고, 복합 효율은 ℓ당 8.9㎞다. 디젤은 최고 202마력, 최대 45.0㎏·m의 성능을 발휘하고, 복합 효율은 12.6km/ℓ다(2WD, 7인승, 18인치 타이어 기준).

시승차는 2.2ℓ 디젤이다. 시동을 걸어도 디젤 엔진 특유의 진동과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잘 억제했다. 2t에 가까운 무게(1,945㎏)에 당당한 체형을 갖췄음에도 움직임은 가볍다. 액셀 페달에 힘을 싣는대로 부드럽게 나아가는데, 민첩하기보다 느긋하고 여유가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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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중에서도 정숙성은 유지된다. 흡차음재를 확대하고 윈드실드에도 차음 기능을 넣었다. 여기에 엔진 소음을 실시간 분석, 음파를 스피커로 내보내는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 기능까지 적용했다. 가솔린 엔진 못지 않은 정숙성을 확보한 건 큰 장점일 수 있다.

현대차답게 스티어링 휠은 가벼운 편이다. 급한 곡선주로도 큰 부담없이 돌아나올 수 있다. 제동력 역시 준수하다. 급제동에도 밀린다는 느낌이 없다. 브레이크 반응이 민감한 건 아니지만 승객을 정원수대로 태우고도 이 정도의 제동력을 보일 수 있을 지는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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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카에 초점을 맞춘 덕분에 승차감은 나무랄 데가 없다. 특히 서스펜션은 안정감에 중점을 둬 부드럽다. 따라서 운전석보다 2열 승차감의 만족도가 높다. 고속주행에서도 차체는 안정감을 갖는다. 덩치 탓에 좌우 롤링이 느껴질만 하지만 억제 수준이 높다.

주행모드는 에코, 컴포트, 스포트, 스마트 등 4가지를 지원한다. 엔진 토크와 변속시점, 핸들 감각이 미세하게 달라지는데, 스포츠 모드에서는 적정 수준의 역동성을 경험할 수 있다. 관심이 가는 건 '험로주행 모드'다. 스노, 샌드, 머드 등 3가지가 있고, 이 중 스노 모드는 국산 SUV 최초로 적용했다. AWD의 구동력 배분과 전자제어장치(ECU)의 엔진 토크, 응답성, 변속패턴, ESC 등 네 가지 기술이 유기적으로 상호 작용하며 작동한다. 모래밭과 자갈길 구간에서의 시승 기회도 주어졌는데 제법 안정적으로 구간을 헤쳐 나가는 게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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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형 주행안전장치의 정확도는 높은 수준이다. 특히 스마트 크루즈컨트롤을 활성화하면 차로유지보조와 연동, 핸들에서 손을 떼고도 반자율주행이 가능하다. 굴곡이 심한 구간에서도 시속 100㎞에서 스스로 차선이탈없이 안정적으로 차를 컨트롤했다. 좌우 방향 지시등을 켜면 카메라가 후측방 사각지대를 클러스터에 표시한다.

빠짐없이 채워 넣은 편의기능도 매력적이다. 특히 탑승 후 새 차 냄새가 났지만 원터치 공기청정모드를 활성화하니 금방 사라졌다. '후석대화모드'는 1열 탑승자와 3열 승객이 스피커 방해없이 대화를 나누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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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진짜가 나타났다. 그 동안 틈새로 여겨졌던 대형 SUV부문을 넘어 패밀리카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차가 등장했다는 판단이다. 경쟁차를 압도하는 공간과 편의기능, 목적성에 부합하는 준수한 성능 등 세 마리 토끼를 잡은 데 이어 공격적인 가격으로 경쟁차가 고전할 요인을 모두 갖췄다. 대형 SUV를 고려하는 소비자뿐 아니라 미니밴 고객까지 유인하기에 충분하다.

판매가격은 디젤 2.2 ℓ 익스클루시브 3,622만 원, 프레스티지 4,177만 원, 가솔린 3.8 ℓ 익스클루시브 3,475만 원, 프레스티지 4,030만 원부터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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