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애 MIT 도시계획박사. /사진=변성현 기자
김진애 MIT 도시계획박사. /사진=변성현 기자
스마트시티가 완성되면 도시에 사는 우리도 스마트해질까. 김진애 매사추세츠공대(MIT) 도시계획박사(전 KAIST 미래도시연구소 교수·사진)는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라 잘라 말했다. 단 스마트시티가 도시에 집중된 것들을 분산시키며 '흐름의 유연성'이 강화될 수 있다고 했다.

11일 서울 마곡산업단지 내 코오롱타워에서 '2018 M-밸리 테크 콘서트'가 열렸다. 마곡산업단지를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 융합산업의 글로벌 연구개발(R&D) 혁신 거점으로 발전시키는 방안 모색 등이 논의됐다.

도시는 모든 복합적 요소들이 녹아든 최고의 문화 형태라고 짚은 김 박사는 "그렇기 때문에 도시는 복잡하고 다양하다"며 "국가가 만들어지기 전에 도시가 있었다. 도시는 인류의 문명과 밀접히 연결돼 있다"고 언급했다.

도시는 모두가 함께 만드는 곳이라고도 했다. 특정한 누군가가 설계한다고 완성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는 "도시의 형태보다는, 도시에서 일어나면 좋은 '원칙'을 정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스마트시티가 등장하면 새로운 상황을 맞게 된다고 봤다. 김 박사는 "기존의 콘트롤이 '아웃 오브 콘트롤'로 변하는 것이다. 이때 아웃 오브 콘트롤은 통제불능이란 의미가 아니라 중앙통제에서 모두가 통제하는 상황으로 변화하는 것을 뜻한다"면서 "이처럼 흐름의 유연성이 확대되면서 인식의 흐름도 개선될 수 있다. 재활용과 공유, 나눔이 강화될 것"이라 분석했다.

김 박사는 "스마트시티는 유토피아다. 유토피아는 아무 곳에도 없다는 뜻이지만 반대로 어디에도 없지만 공간을 뛰어넘어 모든 곳에 있을 수 있다"면서 "스마트시티를 유토피아 개념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 몇 가지 원칙만 세우면 알아서 진화하고 변형되면서 새로운 형태로 완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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