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경영위기를 겪는 금호타이어[073240]가 10개월 만에 또다시 생산직 근로자에 대해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경영정상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10일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이날부터 오는 14일까지 생산직 전 사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희망퇴직에 따른 위로금은 18년 이상 근속자에게 18개월분의 임금을, 10년 미만 근속자에게는 10개월분의 임금을 지급한다. 또 정년까지 3년 이내 남았으면 6개월분의 임금을 지급하고 정년까지 8년 이상 남은 경우에는 최대 18개월분의 임금을 지급한다.

앞서 금호타이어는 지난 2월에도 한차례 생산직에 대한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으며, 당시 생산직 3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회사 관계자는 "경영정상화 계획의 일환으로, 인원 감축 규모는 정하지 않았고 희망자에 한해서만 신청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8월 중국 더블스타로부터 자본금을 유치했으나 경영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장가동률은 올해 80% 수준으로 내려갔고 영업손실은 올해 3분기까지 7분기 연속으로 적자 기조를 이어갔다. 해외 주문량 감소로 지난 5월부터 매달 임시 휴무를 시행해왔으며, 광주·곡성·평택공장마다 노사가 합의한 무급휴무일 30일가량을 대부분 채웠다.

업계에서는 최근 김종호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회장이 사임한 것을 두고도 경영정상화 부진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 회장은 지난 6일 열린 이사회에서 사의를 표명했다. 금호타이어 출신인 그는 회사가 어려움을 겪던 작년 12월 구원투수로 등판해 더블스타로부터 자본 유치를 이끌었던 인물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김 회장이 더블스타로의 인수 작업이 마무리되고 회사 경영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만큼 본인의 소임을 다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더블스타에 인수된 이후 중국 측 경영진과 마찰이 있어 회사를 떠났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김 회장의 사임에 따라 금호타이어는 현재 전대진 생산기술본부장(부사장)의 대표이사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1984년 금호타이어에 입사한 전 부사장은 광주공장과 곡성공장 공장장을 거쳐 중국생산본부장을 지냈으며, 중국 공장 상황을 잘 아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아울러 금호타이어는 지난 7일 임원인사를 단행하며 '중국통'으로 꼽히는 조장수 전 금호타이어 전무를 영입했다. 조 전무는 2013년까지 금호타이어에 근무하면서 중국 지역 기획 및 마케팅 업무를 맡은 바 있어 인적 쇄신을 통해 중국 시장의 판매 부진을 극복한다는 사측의 의도가 담긴 인사로 풀이된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제품 구조조정과 단가 인상, 신규 거래처 확보 등을 통해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며 "정상화 부진을 우려하는 노조와도 정기적으로 협의하며 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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