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건자재업체 KCC는 지난 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내년도 건축용 인테리어 및 익스테리어 시장의 디자인 트렌드를 짚어보는 ‘2019·20 트렌드 펄스(Trend Pulse)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7일 밝혔다.

올해 10회째인 이 세미나는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및 니즈, 산업 전반의 동향, 건축 시장의 흐름을 중심으로 향후 인테리어 및 익스테리어 디자인 트렌드를 전망해보고 다양한 정보를 제안하며 제품개발 영감을 전달하는 자리다. 이번 세미나에는 KCC 임직원과 건설사, 건축설계사, 환경색채사, 인테리어사 등 산업 관계자 800여명이 참석했다.

내년 메인 디자인 테마로 ‘변화해야 할 순간(The moment, time for change)’을 선정했다. 이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적극적인 행동과 서로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야 할 때임을 뜻한다. 건축용 인테리어 및 익스테리어 디자인 트렌드 역시 같은 맥락 안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에 따라 내년도를 선도할 인테리어 트렌드로 △특별함: 이유 있는 개성 △평온함: 온전한 휴식 △친밀함: 정신적 유대 등의 키워드를 꼽았다.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실시간 집방(집 관련 방송)으로 자신의 집을 소개하고 그 안에 있는 물건, 그것이 담고 있는 스토리를 공유하는 등 나만의 스토리가 담긴 공간을 연출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쉽게 덧칠할 수 있는 페인팅이나 점착력이 약한 종류의 인테리어 필름을 활용해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는가 하면 인스턴트 가구들로 마치 패션 소품 바꾸듯 시즌마다 교체하기도 한다.

집에서 안락한 휴식을 통해 지친 심신을 치유하고자 하는 이들은 시각적인 자극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각종 하드웨어나 붙박이장의 핸들 등 최대한 노출된 부분없이 깨끗하게 마감된 면으로 공간을 채운다. 색상도 조합 가짓수를 최대한 줄여 무채색 혹은 저채도 톤의 가구들을 배치하며 부드러운 곡선 라인의 디자인을 선호한다.

반면에 가족들간의 친밀감을 높이고 소통이 일어나는 공간을 원하는 이들도 있다. 자연의 색으로 조성된 공간에서 사람들은 더 편안함을 느끼고 그 안에서 자연스레 대화를 시작한다. 대지의 따뜻함을 품고 있는 황토색의 테라코타(terracotta)와 풍성하고 푸르른 녹음을 떠올리게 하는 그린(green)이 만들어 내는 조화가 돋보인다.

익스테리어 트렌드 파트에서는 이 시대의 건축 트렌드를 이끄는 프리츠커 건축상 수상자를 중심으로 그들의 철학과 아이디어를 통해 트렌드를 파악했다. 프리츠커 건축상은 건축 분야 최고 권위의 상으로, 매년 인류와 환경에 공헌한 건축가를 선정하여 상을 준다.

발전을 거듭해온 현대건축은 최근 형태뿐 아니라 컬러의 변화에도 주목하고 있다. 비정형 건축의 다이나믹한 변형만큼 역동적이고 경쾌한 컬러 흐름이 감지되는 한편 서정적 공간을 위해 자연 소재의 부드러움도 요구된다. 또 인간의 오감을 자극하는 감성적 배색은 하이테크 건축에 온기를 품어주며, 급격한 기술 발달로 무뎌진 인간성 회복을 도와줄 것으로 보인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