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Q 흑자전환으로 영업손실 560억원 감소 추정…그룹내 무게감 커져

창사 이래 첫 외부 최고경영자(CEO)를 영입했던 LG화학이 이번에는 장기적 안목의 투자대상이었던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 부문에서 첫 분기별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돼 그룹내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LG화학, 車배터리 첫 흑자내나…외부수혈 이어 실적도 눈길
6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LG화학 전기차(EV)용 배터리 사업 부문의 분기 단위 영업이익이 4분기에 처음으로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흑자 전환을 예상한 증권사 중 하나인 NH투자증권의 황유식 연구원은 전날 리포트에서 "양극재를 구성하는 메탈의 가격이 내려가며 원가가 떨어졌고, 2차전지 출하량 증가로 생산 단가도 하락했다"며 흑자전환 가능성의 근거를 설명했다.

LG화학은 전지사업 부문에 속한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을 따로 떼어 영업이익을 공식 발표하지는 않는다.

다만 투자업계는 지난해 연간 1천140억원 수준이었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영업손실이 올해는 연간 560억원 수준으로 감소하는데 이어 내년에는 연간 1천960억원 수준의 흑자를 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동안 LG그룹은 전기차용 배터리를 비롯한 자동차 부품 사업에 대해 당장의 수익 창출보다는 미래 먹거리 육성 차원에서 '긴 호흡'으로 투자해왔다.

특히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LG화학에 대한 과감한 인재 영입과 투자 등이 잇따르며 가시적으로 힘이 실리기도 했다.

최근 창사 이래 처음으로 외부 인물을 CEO로 영입해 그룹 인사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3M 출신의 신학철 영입 건이 대표적 사례다.

지난달 인사에서도 LG화학은 전지사업본부장을 맡은 김종현 부사장이 사장 승진하는 등 역대 최다 수준으로 39명의 임원 승진이 단행됐다.

투자 측면에서는 지난 7월 2조원 이상을 투자해 중국 난징시에 두 번째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했고, 9월에는 미국의 자동차용 접착제 전문업체 '유니실'을 인수하는 등 유의미한 사업 결정들도 상당수 이어졌다.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이 속한 전지사업 부문이 LG화학의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약 23%에서 내년에는 약 32%로 늘어날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통화에서 "4분기 흑자 전환이 실현된다면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이 '돈이 되는 사업'이란 게 입증되는 것"이라며 "단순히 '유망주'가 아니라 'MVP(최우수선수)'로 거듭날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 보조금을 받는 중국업체들에 치여 세계 시장에서 입지가 약화할 가능성은 시장에서 꾸준히 제기돼온 우려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0월 기준 전 세계 배터리 출하량에서 LG화학(4위)과 삼성SDI(6위)의 순위는 작년보다 한 계단씩 떨어졌다.

반면 중국 업체들은 상위 10위권 중 절반을 싹쓸이했다.
LG화학, 車배터리 첫 흑자내나…외부수혈 이어 실적도 눈길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