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 /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 / 사진=현대차그룹
지난달 국내 완성차 5개사의 판매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개별소비세 30%(5.0%→3.5%) 인하 후 현대·기아자동차가 올 판매 목표 달성에 청신호를 켰다. 반면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는 실적 정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11월 내수 판매 6만4131대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6만3895대)과 비교해 0.4% 증가했다.

올 1~11월에는 65만6243대를 팔았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3.3% 뛰었다. 특히 연초 세운 내수 판매 목표인 70만1000대에 근접했다. 월 판매량을 감안하면 달성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적을 이끈 선봉장은 준대형 세단 신형 그랜저와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싼타페다. 두 차종은 지난달 각각 1만191대, 9001대 팔렸다. 특히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2577대로 출시 이후 최대 실적을 올렸다. 여기에 소형 SUV인 코나까지 5558대(전기차 포함) 팔려나가는 등 힘을 보탰다.

현대차 관계자는 “주력 차종이 선전한 덕분에 판매 증가세를 이어갔다”며 “올해 남은 기간엔 제네시스 G90과 대형 SUV 팰리세이드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아차 역시 연 판매 목표(52만 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기아차는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4만8700대를 팔았다. 전년 동월(4만9027대) 대비 0.7% 감소했다. 그러나 올 들어 지난달까지 기준으로 보면 48만9500대를 팔아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 늘어났다.

특히 세단 라인업인 K시리즈는 11월 2만2546대 팔려 실적 견인차 역할을 했다. 준중형 K3 3891대, 중형 K5 4951대, 준대형 K7 4741대, 플래그십(최상위) 1073대 등으로 집계됐다.

쌍용자동차의 경우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 효과에 내수 시장 3위를 내달렸다. 쌍용차는 지난달 1만330대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전년 동월(8769대)에 비해 17.8% 늘었다.

같은 기간 르노삼성은 내수 판매가 1.3% 증가한 8407대를 기록했다. 중형 세단 SM6 등의 상품성을 강화한 가운데 QM6 가솔린(휘발유) 모델이 3337대 팔리는 등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한국GM은 끊이지 않는 철수설과 노동조합과의 갈등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11월 8294대를 팔아 국내 완성차 중 최하위로 밀려났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는 8만2889대를 팔아 연간 10만 대를 넘어서지 못하게 됐다. 한국GM 판매량이 연 10만 대 아래로 떨어진 건 2002년 10월 법인을 세운 뒤 처음이다. 앞서 실적이 가장 안 좋았던 때는 10만4457대를 판 2004년이다.

업계 관계자는 “개소세 인하 종료가 가까워지면서 남은 한 달 동안 판매량을 높이기 위한 완성차 업체간 판촉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