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완전 종결될지 여부는 앞으로의 협상에서 판가름 난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이끄는 미국 협상팀과 류허(劉鶴) 부총리가 대표를 맡게 될 중국 협상팀은 양국의 명운을 걸고 양자 간 무역에서 최대한 실리를 챙기는 동시에 경제·기술패권을 쥐기 위한 협상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주어진 시간은 90일이다.

므누신 장관과 류 부총리는 그동안 진행된 양국 간 무역 협상에서도 좌장 역할을 했다. ‘시진핑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류 부총리가 곧 대표단을 이끌고 워싱턴DC를 방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중 협상단은 미국이 줄곧 불만을 제기해온 무역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세부 사항을 놓고 줄다리기를 할 전망이다.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과 에너지 수입 확대 카드를 내밀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중국도 쉽게 양보하기 힘든 지식재산권 보호나 산업정책 등에선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양국은 장관급 대표가 지난 5~6월 워싱턴DC와 베이징을 오가면서 협상했지만 의견 절충에 실패했다. 8월엔 차관급 협상도 열렸지만 역시 결렬됐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파 입김이 여전히 강하다는 점도 변수다. 중국의 패권 도전에 대한 대응 방식부터 의견이 갈린다. CNN은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온건파와 보호주의를 주장하는 강경파 간 분열이 깊다”고 지적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