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 건설장비 계열사인 현대건설기계가 인도 건설경기 호조에 힘입어 질주를 거듭하고 있다. 현대건설기계는 인도와 베트남 등 경제 성장 속도가 가파른 신(新)남방 정책 국가를 적극 공략한다는 목표다.

현대건설기계, 인도서 1兆 매출 노린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기계는 지난 10월 인도에서 굴착기 331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판매량이 67%나 껑충 뛰었다. 올 들어 10월까지 누적 판매 대수는 2200대로 전년 동기에 비해 63% 증가했다. 인도 시장 점유율은 17.6%로 2위다.

인도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 정책 등으로 중국에 이어 건설장비 분야 최대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에선 인도 건설장비 시장 규모가 지난해 약 2만 대에서 2022년까지 3만8000대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건설기계는 2008년 11월 국내 건설장비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인도에 생산공장을 설립했다. 시장 진출이 빨랐던 데다 현지 맞춤형 소형 굴착기부터 중대형 모델까지 상품군을 다양화한 게 실적 성장 비결로 꼽힌다.

현대건설기계는 판매 호조에 발맞춰 내년 말까지 6000대 선인 인도 푸네공장 생산능력을 1만 대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2023년까지 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지난해 인도 매출은 2600억원이었다.

현대건설기계는 지난달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기업이 대거 진출한 베트남 하노이에 지사를 세우고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섰다. 베트남 굴착기 시장은 연간 1000대에 못 미치는 규모지만, 경제 개발에 따른 인건비 상승 등으로 건설장비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판단에서다. 회사 관계자는 “베트남은 물론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등 인접 국가 판매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