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빅2' 판매부진 속 브라질·러시아·인도·멕시코서 선전

미국, 중국 등 해외 '빅2' 시장에서 고전하는 현대·기아자동차가 올해 신흥시장에서만큼은 역대 최고 점유율을 달성하며 선전할 전망이다.

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해 1∼10월 브라질, 러시아, 인도, 멕시코 등 글로벌 4대 주요 신흥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9.8% 증가한 110만1천215대를 판매했다.

현대차가 82만5천445대, 기아차가 27만5천770대로 1년 전보다 각각 6.8%, 19.7% 늘었다.

이들 4개 시장에서의 현대·기아차 점유율은 10월 누계 기준 14.7%로 올해 연간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기아차의 신흥시장 점유율은 2010년 9.4%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 14.2%까지 오른 바 있다.
현대기아차, 신흥시장서 '돌파구'…올해 최고점유율 전망
판매 대수도 작년 기록을 넘어 올해 역대 최대치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기아차의 4대 신흥시장 판매는 러시아(2011년), 브라질(2012년), 멕시코(2016년) 등지에서의 신공장 건설과 함께 매년 증가해 2010년 70만8천507에서 지난해 121만1천791대로 70% 이상 뛰었다.

최근 미국과 중국 양대 시장에서 판매가 주춤한 현대·기아차로서는 성장세를 나타내는 신흥시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4대 신흥시장이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전체 판매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11.4%로 처음 10%를 넘어섰다.

이후 꾸준히 늘어 올해 1∼10월 누계 기준으로는 18.1%까지 확대됐다.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하는 차 5대 중 1대는 이들 신흥시장에서 팔리는 셈이다.

세부 지역별로 보면 현대·기아차는 러시아에서 올해 1∼10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0% 성장해 23.1%라는 역대 최고 점유율을 기록했다.

3∼4년 전 시장이 정체기에 빠지며 주요 업체들이 잇따라 철수 및 감산에 나설 때 적극적으로 판매망을 유지했던 것이 본격적인 반사이익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멕시코에서도 기아차 공장 가동률이 향상되며 올해 들어 10월까지 누계 기준 10.4%의 점유율을 기록, 올해 처음으로 연간 10%대 점유율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020년 일본을 제치고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이 될 인도에서는 내년 하반기 기아차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하면 판매가 대폭 늘고 점유율이 15%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 신흥시장서 '돌파구'…올해 최고점유율 전망
현대·기아차는 이들 국가 외에도 향후 급성장이 예상되는 동남아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현지 업체 탄콩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차량을 생산하고 있으며, 동남아 최대 차량 호출 서비스 기업인 그랩과 함께 싱가포르 등 동남아 주요국에서 전기차를 활용한 신규 모빌리티(이동성) 서비스도 가동했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미국, 중국 등 주력 시장의 성장세는 둔화하고 신흥시장의 중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신흥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