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30일 기준금리 인상을 발표하며 “소비, 투자 등에 부담을 주겠지만 우리 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경기 하강 국면에서 금리 인상이 바람직했나.

“하강 국면이라는 판단은 좀 더 있어야 할 것 같다. 내년에 여러 불확실한 요인, 어려운 요인이 많이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교역 시장이 크게 위축되지는 않으리라는 전망이 일반적이다. 정부도 적극적인 재정정책으로 경기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내년에도 2% 중후반의 성장세는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

▶금리 인상이 내수 등에 안 좋은 영향을 주면 성장률이 떨어질 수도 있는데.

“금리를 올리면 비용을 높이기 때문에 소비, 투자에 부담을 주는 게 사실이고 그것이 성장률을 낮추는 영향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번에 금리를 소폭 올려도 중립금리(경기를 확장 또는 위축시키지 않는 적정 금리)보다 낮기 때문에 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본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시작된 서비스업 부문 구조조정이 금리 인상으로 심화될 수 있을 것이란 지적에 대해선.

“구조조정은 경기의 국면과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다. 특히 우리나라는 잠재성장능력이 자꾸 낮아지고 있는 것이 큰 문제다. 이를 극복하려면 생산성을 높이는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다. 다만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실업, 기업의 경영 부실 등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최근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발언 등으로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늦어진다는 전망이 나온다.

“파월 의장의 발언을 금리 인상을 늦추겠다는 의도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발언 내용의 앞뒤를 잘 보면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 12월 중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제시될 금리 인상 경로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국과의 금리 차 1%포인트를 앞두고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금리 차가 큰 부담으로 작용했나.

“어느 정도 금리 차가 위험한지는 일률적으로 얘기할 수 없다. 1%포인트 차를 염두에 두고 금리 인상을 결정한 것은 아니다. 다만 내외 금리 차가 계속 확대되는 것은 아무래도 부담스럽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