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봉석 LG전자 사장, TV·스마트폰 모두 맡는다
올해 LG그룹 정기 임원인사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권봉석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장(사장·사진)이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장을 겸임하게 된 것이다. LG전자의 3대 핵심 사업본부(H&A, HE, MC) 가운데 2개 사업본부를 한 사람이 맡은 건 권 사장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권 사장이 HE사업본부에서 일군 올레드TV 성공 경험과 ‘1등 DNA’를 MC사업본부에 이식하기 위한 것”이란 게 LG전자 측 설명이다. 시장에선 14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는 MC사업본부를 뜯어고치기 위해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충격요법’을 쓴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구 회장과 조 부회장이 MC사업본부를 살릴 ‘구원투수’로 권 사장을 뽑은 건 그가 HE사업본부를 이끌면서 보여준 전략과 뚝심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권 사장은 2014년 말 부임 후 올레드TV 등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생산 및 판매전략을 다시 짜는 등 HE사업본부의 체질을 완전히 바꿨다. ‘적게 팔되 많이 남기는’ 전략을 세운 뒤 뚝심있게 밀어붙였다. 이로 인해 매출은 2014년 19조3786억원에서 지난해 16조4331억원으로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5113억원에서 1조3365억원으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올 들어선 3분기 만에 작년 1년치만큼의 영업이익(1조3094억원)을 벌었다. 업계에선 권 사장이 MC사업본부에서도 매출보다 수익에 방점을 두는 전략을 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돌파구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지난 2분기 기준으로 LG전자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3%에 불과하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출하량이 29% 쪼그라들었다. 1년 만에 MC사업본부장에서 물러나는 황정환 부사장은 겸직하고 있던 융복합개발센터장 직함만 지켰다.

재계 관계자는 “10년 전만 해도 LG전자 매출의 절반을 책임졌던 MC사업본부가 지금은 ‘아픈 손가락’이 된 느낌”이라며 “권 사장을 투입해도 별다른 변화가 없다면 그룹 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상헌/이승우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