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 둔화 관측…연준, 전망보다 단기지표 근거로 정책결정 시사
내년 미 연준 금리정책 예측불허…시장 불확실성도 커질 듯
전 세계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정책이 갈수록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앞으로 기준금리 인상 여부와 시기를 결정할 때 물가상승률, 실업률, 경제성장률과 같은 최신 경제지표에 더 의존하는 대신 향후 수 개월이나 수 년간의 경제 전망에 대한 의존도는 낮출 것임을 최근 공개 발언이나 인터뷰에서 시사해왔다고 27일(현지시간) 전했다.

시장에는 수개월 또는 수주 앞서 연준의 금리변동 가능성을 예측하기 어려워지는 만큼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뜻이다.

오는 18∼1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은 지난 9월 예고한 대로 올해 한 차례 추가 인상을 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 인상에 대한 전망은 크게 열려있다.

FOMC 위원들은 내년 2, 3, 4차례 인상 사이에서 고르게 퍼져 있다.

그동안 연준의 금리정책은 훨씬 더 예측 가능했다.

2008년 금융위기 후 연준은 양적 완화로 시장에 돈을 푸는 한편 초저금리를 유지하다가 경기 확장세가 확인되자 2015년과 2016년 한 차례씩 금리를 인상했다.

이후 미국 경제가 호조를 보이자 지난해 3차례, 올해 3차례 인상을 계속해 금리를 2∼2.25%까지 끌어올렸다.

연준 인사들 상당수가 경제를 촉진하지도 둔화하지도 않는 중립 금리를 2.75∼3% 수준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중립 금리가 반드시 그 수준이라고 확신한다는 뜻은 아니며 이 때문에 연준은 시장에서 단서를 찾아보고 경제지표를 체크해 현재 수준이 어떤지 확인하고 있다.
내년 미 연준 금리정책 예측불허…시장 불확실성도 커질 듯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이 일을 불이 나갔을 때 가구로 가득한 방을 가로질러 걷는 데 비유해 "속도를 늦춘다.

멈춘다.

길을 감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빈번하게 수정되는 데이터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데 위험이 따른다고 지적했으며 나중에 데이터로 나타나게 되는 기업 조사 자료를 통해 경기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도 말했다.

리처드 클라리다 부의장은 27일 새로운 경제 데이터는 FOMC 회의마다 금리 결정을 이끌 뿐 아니라 '중립 금리'와 '안정적인 물가상승에 부합하는 실업률'이라는 두 핵심 정책 이정표를 정기적으로 평가하는 요인이라면서 이를 통해 연준이 궁극적인 금리정책 목표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게 된다고 말했다.

연준이 내년부터는 모든 FOMC에 기자회견을 병행하기로 한 만큼 시장이 그간 기자회견이 있는 연간 4차례의 FOMC에서만 금리변동을 관측했다면 앞으로는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볼 회의가 8차례로 늘어났다는 문제도 있다.

정책 불확실성의 가장 큰 원천은 미국 경제 자체라고 WSJ은 지적했다.

대부분 연준 관리들이 내년 경제 둔화를 예상하나 그 과정이 얼마나 험난하거나 순조로울지, 계속되는 연준의 긴축 기조에 경제가 어떻게 반응할지 정확히 예측할 길은 없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