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제 민주화’를 명분으로 삼아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공정거래법 전부 개정안이 27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기업 활동 위축을 우려한 경제계가 내놓은 건의 사항은 대부분 반영되지 않아 재계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공정거래법 전부 개정안에는 중대하고 명백한 경성 담합(가격·입찰 담합 등 중대한 사안)에 대한 전속고발제 폐지와 총수 일가 일감몰아주기 규제 범위 확대 등의 내용이 담겼다. 정부는 “입법예고 기간 공청회 등에서 제기된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반영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재계는 기업의 현실을 반영한 건의 사항이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아 경영 활동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9월 말 △전속고발제 개편 △정보교환 행위 담합 추정 △공익법인 의결권 제한 △내부거래 규제대상 확대 △형사처벌 조항 정비 등 5개 분야의 개선 의견을 담은 ‘공정거래법 전면개정안에 대한 경제계 의견’을 공정거래위원회에 냈다. 이 가운데 정부 최종안에 반영된 내용은 정보교환 행위를 새로운 담합 행위에 추가하는 규정을 없앤 정도다. 전속고발제 개편 등 다른 네 가지 조항의 건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기업은 정책 대상인 동시에 경제를 이끄는 주체기 때문에 (기업 의견에) 더 귀를 기울이겠다”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발언과는 거리가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38년 만에 공정거래법을 전면 손질하는 만큼 이해 당사자인 기업들에 미치는 부작용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며 “국회 입법과정에 경제계 의견을 충분히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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