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금융계열사 '제3자'에 매각…지배구조 막바지 단계
롯데그룹이 금융 계열사인 롯데손해보험과 롯데카드를 제3자에게 매각하기로 했다. 이로써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전환이 막바지 단계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롯데지주는 27일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다는 금산분리 원칙에 대한 대응책을 고심한 끝에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을 외부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매각 주관사는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다.

여의도 증권가(街)에서는 그간 롯데가 금융계열사를 제3자에게 매각하지 않고, 지주회사 체제에 소속되지 않은 롯데계열사 등을 활용해 금융회사를 넘길 수 있다고 내다봤었다.

일반 지주사가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다는 '금산분리 원칙'을 해결할 수 있는 돌파구를 롯데가 찾아내지 못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롯데는 향후 금융계열사 매각 대금으로 롯데케미칼의 지분을 인수하려고 빌린 단기차입금을 갚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달 '경영비리' 및 '뇌물공여 의혹'과 관련한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후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위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경영복귀 이후 롯데그룹이 대규모 계열사 간 지분 이동 및 자사주 소각 등을 발표했었다. 롯데지주는 롯데케미칼 지분 23.2%을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으로부터 약 2조2000억원에 양수하기로 하고 지주체제 밖에 있던 화학 계열사들을 지주체제 내로 편입한 것이다.

대신증권 양지환 연구원은 "신동빈 회장의 경영복귀 이후 롯데가 예상보다 빨리 계열사 간 지분이동을 통해 지배구조를 단순화, 투명화 하고 경영효율성을 높이는 행보를 보였다"면서 "이 때문에 금융계열사 매각 등을 시장이 주목해왔다"고 강조했다.

하이투자증권 이상헌 연구원도 "롯데그룹의 지주회사로서 지배구조 전환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이라며 "금융계열사 매각 결정으로 막바지 단계에 들어선 롯데지주의 경우 자회사 포트폴리오 강화라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롯데는 지난해 10월 롯데지주를 설립했다. 지주사 체제를 완전히 갖추기 위해서는 지주사 설립 2년 이내에 롯데손해보험, 롯데카드 등 금융 계열사들을 정리해야 한다. 롯데지주는 롯데카드 지분을 93.78% 보유한 최대주주다.

롯데지주는 "롯데는 두 회사가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서 더 큰 성장과 도약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줄 최적의 인수자를 신중하게 검토해 선정할 계획"이라며 "무엇보다 롯데와 전략적 방향을 같이 하면서 임직원들을 보호하고 존중해 줄 인수자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