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 손잡이로 펌프질하면 진공상태…아마존서도 팔려"
조리용품업체 쓰리스타의 박창기 대표는 스테인리스 용기 업체들이 과열경쟁으로 이익을 거의 내지 못하는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지켜봤다. 그는 아이디어를 결합하면 다른 제품과 차별화해 이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연구 끝에 지난 8월 진공용기 ‘펌앤락’(사진)을 내놨다. 손잡이에 펌프를 단 밀폐용기다. 음식을 담고 뚜껑을 닫은 뒤 손잡이로 3~5초간 펌프질하면 내부에 남아 있는 공기가 밖으로 빠져나와 진공 상태가 된다. 밀폐용기보다 음식의 신선도를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이 제품은 상품성을 인정받아 미국 아마존에서도 팔리고 있다. 박 대표는 “출시 한 달 전인 7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재 전시회에 출품해 미국 바이어 80여 명과 상담했다”며 “음식이 상하지 않는다는 것에 관심이 높았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인터파크 등 오픈마켓에서 판매 중이다.

박창기 대표
박창기 대표
박 대표는 2011년 ‘워킹쿡’이란 아이디어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재난 발생 시 또는 등산갈 때 전기나 가스 없이 물과 발열팩만으로 취사할 수 있는 스테인리스 반합 제품이다. 발열팩을 뜯어 물을 한 컵 부은 다음 음식을 넣으면 끓어오른다. 최대 섭씨 95도 안팎까지 올라가 15분이면 라면을 끓일 수 있다. 40분이면 밥도 짓는다. 수증기 배출이 없는 게 특징이다. 반합의 증기 배출구를 물통과 호스로 연결했다. 배출 증기는 통 안의 스테인리스 파이프로 전달돼 물을 데운다. 박 대표는 “가방에 넣은 상태로 걸어가면서도 조리할 수 있다”고 했다. 이달 초 이 제품의 디자인을 개선한 ‘슬림형 워킹쿡’도 선보였다. 지진이 잦은 일본을 비롯해 대만 러시아 등과 이 제품의 수출을 협의 중이다.

박 대표는 “지진 등 재난 발생 시 누구나 따뜻한 밥 한 끼 먹을 수 있게 하자는 생각에서 워킹쿡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그는 “남이 하지 않는 아이디어 제품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며 “진공 용기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데, 워킹쿡은 재난 시 어려운 이들을 돕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