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독일의 자동차 업체 폴크스바겐이 배기가스 장치가 조작된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에게 판매가격 그대로 보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법원은 23일(현지시간) 폴크스바겐을 상대로 2012년에 배기가스 장치가 조작된 '골프' 디젤 차량을 구입한 한 소비자에게 3만 유로(약 3천850만 원)를 보상해야 한다고 판결한 것으로 외신이 보도했다. 법원은 폴크스바겐이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배기가스 장치를 불법적으로 조작하는 비도덕적인 행동을 했다고 강조했다.

폴크스바겐의 배기가스 장치 조작 사건과 관련해 약 9천 건의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소송에선 소비자들이 차량을 사용한 만큼의 가격을 제외하고 보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 때문에 이번 판결은 향후 배기가스 조작차량에 대한 배상 문제와 관련해 상당한 영향이 있을 전망이다.

폴크스바겐 측은 "이번 판결은 이와 비슷한 다른 소송에서의 결정과 모순된다"면서 곧바로 항소 의사를 밝혔다.

폴크스바겐은 지난 2015년 9월 1천70만대의 디젤 차량을 상대로 배기가스 소프트웨어를 조작했다고 시인했다. 폴크스바겐은 당시 미국의 환경 기준치를 맞추기 위해 주행 시험으로 판단될 때만 배기가스 저감장치가 작동하도록 소프트웨어를 조작했다. 실제 주행 시에는 연비 절감을 위해 저감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산화질소를 기준치 이상으로 배출하도록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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