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카드 혜택 축소

민주당·금융위, 26일 카드 수수료 인하 방안 발표

소비자 혜택 年 1.4兆 사라질 듯
포인트 적립·캐시백·사은품 등 일회성 마케팅 대폭 축소 불가피
"많이 쓴 만큼 돌려준다"…카드사·소비자 '윈윈' 전략에 타격

카드사 "소비자 불만 어쩌나"
"가맹점 달래려 소비자 혜택 줄이나…금융소비자 편익 관점서 접근해야"
카드회사들은 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추가 인하하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무이자 할부 혜택 축소 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슈퍼마켓에 카드 무이자 할부 안내 포스터가 붙어 있다.   /한경DB

카드회사들은 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추가 인하하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무이자 할부 혜택 축소 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슈퍼마켓에 카드 무이자 할부 안내 포스터가 붙어 있다. /한경DB

내년부터 신용카드를 쓸 때 소비자 혜택이 크게 줄어드는 것은 정부의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의 여파다. 정부는 그간 카드회사가 소비자에게 주는 혜택을 줄여 이를 가맹점에 주라고 해왔다. 줄어드는 소비자 혜택은 무이자 할부와 할인뿐 아니라 포인트 적립, 캐시백 등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가맹점 수수료 얼마나 줄어들까

더불어민주당과 금융위원회는 26일 당정 협의를 열어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방안을 확정해 발표한다. 인하 방안의 방향은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지난 23일 예고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생연석회의에서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은 2.3%에서 1.5%로 0.8%포인트 내리는데 구간별로 차이는 있다”며 “연매출 10억원 이하 가맹점은 다른 세제까지 감안하면 거의 0%에 가깝게 합의됐다”고 말했다.

카드 수수료 인하 압박에…포인트 적립·캐시백도 확 줄어든다

이번 수수료 인하 방안에서 정해질 연간 가맹점 수수료 인하 규모는 1조4000억원가량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상당액이 카드사의 일회성 마케팅 비용 감축으로 마련된다. 일회성 마케팅 비용은 대부분 각 카드 상품에 넣은 기본 서비스 이외 혜택을 제공하는 데 쓰인다. 정부는 이 비용을 카드사 간 출혈 경쟁에 따른 비용으로 보고 있다. 반면 카드업계는 이 비용을 줄이면 당장 소비자의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며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이다.

한 카드사 임원은 “내년부터 일회성 마케팅 비용을 통해 소비자에게 제공하던 혜택을 줄이는 것은 그간 정부가 요구해온 것”이라며 “다만 그 폭이 예년에 비해 더 커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소비자 혜택도 같이 감소

줄어드는 소비자 혜택은 크게 네 가지다. 무이자 할부와 특정 상품군 구매 시 제공하는 추가 포인트 적립, 캐시백 혜택, 사은품 등이다. 그동안은 각 카드 상품의 기본 서비스 외에 수시로 소비자에게 이 같은 혜택을 제공했다. 설이나 추석 등 명절에 선물을 구매하면 10~20% 등 일정 수준의 포인트를 추가 적립해줬고, 가정의 달에는 특정 상품군 구매 시 사은품을 지급하는 식이다.

내년부터는 이 같은 혜택을 보기 힘들어진다. 온라인 쇼핑에서 특정 기간에 일부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15~30%씩 제공하는 할인쿠폰 역시 발급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특정 카드로 해외 가맹점에서 결제하면 이용금액의 1~5% 상당을 할인해주는 행사도 할 수 없게 된다.

카드업계가 이 같은 혜택을 수시로 마련한 것은 ‘많이 쓰는 만큼 돌려준다’는 식의 카드사와 소비자 간 윈윈(win-win) 전략이었다. 소비자는 할인받거나 포인트를 적립받으며 구매하고, 카드사는 자사 카드 이용을 늘리고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취지에서다. 대부분 사용금액이 큰 업종을 중심으로 이 같은 혜택을 제공했기 때문에 소비자 구매 부담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카드업계는 강조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카드사의 마케팅 비용은 소비자 편익을 높이면서 시장 규모도 키우는 긍정적인 역할을 해왔다”며 “마케팅 비용을 줄여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하라는 것은 가맹점 부담을 소비자 혜택 축소로 이전하라는 얘기”라고 말했다.

적어도 소비자 혜택 축소에 대한 사회적 합의부터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 사이에선 문재인 정부가 출범 초기 “금융소비자 보호에 앞장서겠다”고 한 게 무색해졌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카드 마케팅 비용 축소는 금융소비자 편익 관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소비자 혜택이 줄어드는 데 대한 원성은 누가 책임지는가”라고 반문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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