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가구의 취업자 수는 빠르게 감소하는 반면 고소득층 취업자 수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 인상 등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이 역설적이게도 저소득층의 일자리를 줄여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저소득층 취업자 17%↓ vs 고소득층 3.4%↑
통계청이 22일 발표한 올해 3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를 보면 1분위(소득 하위 20%)의 가구당 취업자 수는 0.69명으로 전년 동기(0.83명)에 비해 16.8% 줄었다. 2분위(하위 20~40%)의 가구당 취업자 수도 8.2% 감소했다. 반면 3분위(하위 40~60%) 이상은 늘었다. 특히 5분위(상위 20%)의 가구당 취업자 수는 지난해 3분기 2.00명에서 올 3분기 2.07명으로 3.4% 늘어 분위별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1분위 가구에서는 상대적으로 질 좋은 일자리로 분류되는 상용근로자 비율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작년 3분기 13.1%였던 상용근로자 비율은 올해 3분기 8.2%로 떨어졌다. 사무직 근로자 비율도 같은 기간 8.2%에서 5.1%로 줄었다. 5분위 가구의 상용근로자 비율은 작년 3분기와 올해 3분기가 각각 73.0%, 72.6%로 거의 변화가 없다. 사무직 근로자 비율은 작년 3분기 51.5%에서 올 3분기 55.6%로 늘었다.

1분위 가구의 올 3분기 전체 소득이 전년 동기에 비해 7.0% 감소한 것도 일자리가 준 게 큰 영향을 미쳤다. 1분위 이전소득(사회보장급여 등 반대급부 없이 지급하는 것)은 19.9% 증가했지만 근로소득은 22.6% 감소했다. 정부가 복지를 늘렸지만 일자리 감소에 따른 소득 하락 여파가 더 컸다는 의미다. 박상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1분위의 경우 사무직 비율이 줄어드는 등 고용의 질이 나빠진 탓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소득층 가구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은 정부 정책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자리가 가장 빠르게 감소하는 업종 중 하나가 저소득층 근로자가 많은 숙박·음식점업이다. 이 업종의 취업자 수는 지난달에만 전년 동기 대비 9만7000명 줄었다. 이는 역대 최대 감소폭이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