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고령화·고용부진 영향
정책 효과 나타나면 점차 개선"

전문가 "정부 정책실패 인정하고
처음부터 다시 설계해야"
올해 3분기 소득 분배 지표가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안 좋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정부는 “정책 노력 등에 힘입어 분배 악화가 점차 완화되는 모습”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획재정부는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3분기 가계동향 소득부문 조사’에 대한 보도참고자료를 냈다. 기재부는 “올 들어 고령화 등 구조적 요인과 고용 부진 등으로 분배 악화가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정부 정책 노력 등에 힘입어 악화세는 점차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통계청은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이 5.52배로 2003년 통계 작성 후 3분기 기준으로 가장 컸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1분위(소득 하위 20%) 대비 5분위(소득 상위 20%) 배율로 클수록 소득 분배가 불균등한 것으로 해석한다.

올 3분기 5분위 배율이 역대 가장 크게 벌어졌는데도 기재부가 “악화세가 완화되고 있다”고 진단한 이유는 지난 1, 2분기에 비해 전년 대비 격차가 줄었기 때문이다. 올 1분기 5분위 배율은 5.95배로 1년 전보다 0.6포인트, 2분기는 5.23배로 전년 동기 대비 0.5포인트 높았다. 3분기에는 배율이 1년 전에 비해 0.34포인트 높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분배 지표가 악화됐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지만 추세적으로 보면 서서히 좋아지고 있다”며 “정부의 저소득층 지원 정책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 이들 계층의 상황이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1, 2분기에 비해 3분기 격차가 줄었다고 이를 완화세로 분석하는 것은 견강부회”라며 “통계는 계절적 요인 등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전년 동기와 비교하는 게 상식”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소득주도성장 부작용으로 분배 악화가 지속된다는 것을 정부가 인정해야 한다”며 “경제 정책을 처음부터 다시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1분위 가구의 경우 줄어든 근로소득을 이전소득이 보전하는 형태인데 이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소득 분배 격차가 확대된 데는 정책적 요인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근로소득 양극화를 해소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이라는 카테고리에만 갇혀버렸다”고 지적했다.

이태훈/김일규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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