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과 연기금, 개인들의 해외 투자가 늘면서 대외금융자산이 역대 최대 규모로 늘었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9월말 국제투자대조표’를 보면 올 3분기 대외금융자산은 전분기보다 332억달러 늘어난 1조5279억달러였다. 해외 공장 설립 등 직접투자가 3739억달러로 63억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는 4682억달러로 196억달러 뛰었다. 외국으로 생산시설을 옮기는 기업이 많아진 데다 연기금과 개인이 외국 주식 등에 투자하는 금액이 늘었기 때문이다. 대외금융자산에서 외국 기업 등의 국내 자산을 뺀 순대외금융자산은 전분기보다 197억달러 늘어난 3408억달러였다. 역시 사상 최고치다.

한국은 2013년만 해도 대외부채가 대외자산보다 많았다. 그러나 이듬해 자산이 부채를 842억달러 역전했고 약 4년만에 순자산이 4배 넘게 불었다.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4622억달러로 역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이 외국에서 받을 돈이 갚을 돈보다 많다는 뜻이다. 순대외자산과 순대외채권 규모가 커지면 대외건전성이 탄탄해진다.

다만 국내 투진이 부진한 가운데 해외 투자만 증가하는 현상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설비투자는 올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다 지난 9월에야 2.9% 증가로 돌아섰다. 국내에 마땅한 투자 거리가 없으니 기업과 개인이 해외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저임금 인상과 각종 규제로 기업들의 경영 환경이 악화된 점도 국내외 투자 불균형에 일조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