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를 이끌어온 반도체산업의 성장세가 내년에 한풀 꺾일 것으로 전망됐다. 자동차와 철강 석유화학 등 주력산업도 부진하면서 제조업 전반의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1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19년 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전경련은 내년 주력 제조업 판도를 ‘3약 2중 1강’으로 예상했다. 전자·전기만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반도체와 조선은 실적이 불투명하고,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은 부진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반도체의 경우 D램은 수급이 개선되지만 낸드플래시는 공급 과잉을 면치 못할 것으로 관측했다. 중국 정부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반독점규제 적용 여부 등도 부정적 요인으로 지목했다. 조선업도 원유와 가스 시추 설비인 해양플랜트 수주를 중국과 싱가포르에 빼앗기는 등 국내 조선사들의 경쟁력이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자동차는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와 리콜 등 품질비용 증가 추세, 중국 시장 악화에 따른 장기 저성장 기조 지속 등으로 업황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철강 경기 호황 사이클도 올해 끝나면서 내년부터는 조정 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석유화학도 북미 천연가스 기반 화학설비(ECC) 신·증설 등 공급 증가 요인이 맞물리며 업황이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전자·전기는 주력 제조업 중 유일하게 경기가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 증가, 차량 전장화 추세로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